법정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평일에 쉬는 대체공휴일제의 국회 처리가 흐지부지됐다.
기업들이 비용부담 증가와 산업현장의 혼란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자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 소속 여야 의원들도 도입추진 입장을 바꿔 4월 처리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체공휴일제는 지방선거 일정으로 바쁜 오는 5월에 이어 새로 원 구성을 하느라 임시국회 개회가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6월까지 처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월 이후 행안위를 새 위원으로 교체하면 현안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돼 당분간 대체공휴일제 처리는 물 건너 간 셈이다.
27일 행안위에 따르면 행안위 법안소위는 26일 4월 국회 마지막 회의에서 대체공휴일제 처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의원들은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처리를 추진했다. 특히 앞으로 10년간 매년 3~6일 정도의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질적인 휴일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재계의 반발과 이에 공감한 정부의 우려가 이어지면서 국회 역시 입장을 바꿨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는 휴일수당 부담이 늘고 업종별로 다른 휴일 체계를 법이 획일화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경총은 또 영세 자영업자, 일용근로자, 개인 택시기사 등 서민ㆍ취약계층은 휴일 증가가 소득감소로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들도 경기회복이 완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휴일 수당이 높은 현실을 바꾸지 않은 대체공휴일제 도입에 부정적이다.
행안위의 한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이 재계와 정부의 입장을 들으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면서 "현실을 무릅쓰고 법을 개정한들 관공서 외에 민간 기업에서 지킬지 미지수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여전히 대체공휴일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홍희덕 민주노동당, 유원일 창조한국당,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 야4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체휴일제의 입법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총이 완강히 반대하자 경제부처들이 눈치를 보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급기야 이 법안은 표류하며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며 "경총의 반대이유는 궁핍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