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중순 미국 와인업체인 캔달 잭슨(Kendall-Jackson)사의 와인 메이커(와인 제조 담당자)가 내한해 열린 ‘블렌딩 세미나’에는 6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80%가 말쑥한 정장 차림의 30대~50대 남성들로 붐볐다. 한 참석자는 “20대 여성 위주였던 와인 시음회에 중장년 남성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인 54세 이모 씨는 학교나 병원에서 ‘소믈리에 교수님’으로 불릴 정도로 와인 매니아다. 그는 최근 일부 젊은층에서 유행하고 있는 ‘베란다에 홈바 만들기’를 직접 시도했다. 창가에 바(bar) 테이블을 짜넣고 천장에는 와인렉은 설치, 각종 와인잔을 걸어놓았으며 샹들리에와 와인 냉장고까지 갖추니 여느 와인바 부럽지 않은 수준. 4050세대 남성들이 와인의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와인나라 아울렛, 르클럽드뱅, 비니위니 등 12개 와인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와인나라가 지난 2003~2005년 구매고객 5만여명의 성별, 연령대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여성고객이 남성에 비해 2배나 많은데 비해 40~50대는 남성 고객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ê표 참조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여성은 전체 고객중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25%에서 2005년 30%로 2년새 5%포인트 급증했으나 20대 남성은 13%에서 14%로 1%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비해 40대 남성은 지난 2003년 21%였던 것이 2005년 25%로 늘어났으며 50대 남성도 2년새 8%에서 11%로 증가했다. 30대의 경우 와인의 최대 소비계층이긴 하지만 다른 연령대의 약진으로 인해 2년새 전체 고객 가운데 비중은 10%포인트 떨어졌다. 주로 젊은 여성들의 선호가 높았던 와인이 이처럼 중장년층에까지 폭넓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구매력이 높은 40~50대 사이에 건강을 생각하는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들의 접대문화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바뀌면서 와인문화 습득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남성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와인 전문 홍보대행사 ‘더블U’의 김혜주 팀장은 “소주나 위스키 등 다른 주종과 달리 와인은 40~50대 중장년층의 증가가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전문직, 기업체 임원 등 40~50대 남성들의 와인 소비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