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간의 회담 결과 아프간 인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우리 정부도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이 난항에 부딪쳐 직접 협상을 통해 탈레반 측을 설득하겠다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정부는 일단 두 정상의 회동 결과가 전해진 7일 새벽(한국 시간) 비상 회의를 갖고 회동 내용을 정밀 파악하는 한편 이에 대한 대책을 숙의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두 정상간의 회담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상 회담 자체에서 좋은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표현 등을 얘기하는데 외교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것과 무관하게 피랍사건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상 회담의 기대치를 너무 높게 설정해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도 “이번 사태의 해법은 결국 우리 정부와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도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정부는 우선 두 정상간의 회동이 탈레반을 오히려 자극할 경우 납치 세력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추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대면 접촉을 갖도록 탈레반을 설득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포로 맞교환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국제 사회의 유연한 대처를 호소하는 외교전과 함께 탈레반을 설득하기 위한 ‘제3의 카드’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