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리실 사찰 및 공기업 인사개입 논란과 관련해 "이 사태를 두고 저를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모는 것은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아느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그는‘청와대가 권력투쟁 논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경고했다’는 보도에 대해선“‘권력투쟁으로 몰거나 대통령의 뜻을 왜곡시키는 일이 있으니 정 의원이 이를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고 경고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인사개입 의혹을 야당에 제공한 당사자로 총리실 김유환 정무실장을 지목한 것과 관련,“이 의원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했고 상식에서 벗어나 너무 오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이번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조직의 존재와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청와대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 대통령이 조사하라고 했고, 정리ㆍ처벌 수순에 들어간 만큼 그 과정을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선 크게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홍준표 의원은“자중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성식 의원은“이미 권력투쟁 당사자가 된 정 후보는 당의 변화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사퇴할 용의는 없는가"라며 "정 후보가 사퇴해야 그 동안 정 후보가 말해온 `구체제 복귀냐, 신체제 선택이냐'는 전대의 의미가 분명해 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이계의 한 의원도“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의원이 객관적으로 지적해야 할 사안인데 당사자가 자꾸 언급하는 바람에 친이계 내부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친다는 게 당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