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교육, 시험·암기 위주서 탈피 다문화속 창조적 사고 길러줘야"

쿠마르 KAIST 경영대학장


"김치와 김치찌개ㆍ동치미 정말 맛있습니다." 라비 쿠마르(58ㆍ사진) KAIST 경영대학장은 한국에서의 생활을 묻는 질문에 김치ㆍ동치미ㆍ불고기 등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음식을 한참 동안 나열했다. 지난해 7월 KAIST 경영대학장에 취임하면서 긴 한국생활을 시작한 쿠마르 학장은 "한국음식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 적응을 다 했다"고 웃어 보였다. 다만 "실질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 '상하 질서' 같은 한국의 풍습에 대해 아직은 모르는 게 많다"며 "그래서 약간의 레슨을 받기도 했었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국내 처음으로 세계적 권위 3개 기관으로부터 공인 받아=쿠마르 학장의 빠른 한국 적응 속도에 맞춰 KAIST 경영대도 날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럽경영대학협의회(EFMD)에서 EQUIS 인증을 받은 것. 이로써 KAIST 경영대는 AACSB, GMAC, EQUIS 등 경영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3개의 기관에서 공인을 받은 국내 유일의 경영대학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마르 학장은 "나는 더 많은 것을 빨리 성취해내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의 경쟁자는 결코 한국에 있지 않다"며 "나는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세계를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한번 움직이면 변화의 프로세스를 빨리 진행해나갈 수 있다는 게 쿠마르 학장의 생각이다. 그는 "KAIST 경영대 학생들은 이제 내가 말하는 바를 이해하고 있다"며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멀티컬쳐 통한 혁신ㆍ창조 사고 중요=쿠마르 학장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교육에서의 '다문화(multi culture)'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교육은 아직까지 시험을 위해 노트 필기를 하고 암기를 하는 부분이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은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다양한 국적과 문화ㆍ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질문ㆍ토론하고 적용해보면서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 경영대학원(MBA)이 세계적인 MBA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전 전략에서도 다문화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외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찾아와 학교 생활을 하는 데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며 "음식과 문화부터 수업에 이르기까지 KAIST에서의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서로 다른 국적ㆍ문화의 학생들이 섞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것이 오랜 시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세계적인 MBA들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학생들 스스로 학교 주인의식 가져야=되도록이면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쿠마르 학장은 식당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학교를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달라고 주문한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시험이나 학위를 목표로 공부만 한다"며 "물론 공부가 학생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학생들 스스로 학교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학교가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발전할 수 있는지 생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능력과 자신감ㆍ자부심을 가진 KAIST 경영대'가 되는 것이 쿠마르 학장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학생과 교수 모두 "나는 세계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는 것. 그는 단기 목표로 현재 10%대에 불과한 외국인 학생 비율을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그는 그러나 "학교를 발전시키는 일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며 "KAIST 경영대는 이제 막 긴 여정을 시작했다. 앞으로 한걸음씩 움직이며 나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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