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지수가 생겨야 코넥스시장 거래대금이 늘어난다."(금융투자 업계)
"거래대금이 늘어야 시장이 안정돼 지수를 내놓을 수 있다".(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이 출범한 지 5개월이 넘도록 종합지수가 발표되지 않는 배경에는 금융투자 업계와 한국거래소의 시각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당초 지난달에 코넥스지수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거래 추이와 안정성을 지켜본 뒤 지수가 신뢰성을 가질 수 있을 때 하기로 최근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돛대(지수) 없는 배(코넥스시장)'의 항해가 자칫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는 34개사로 지난 7월1일 출범 때보다 13개사가 추가됐고 시가총액은 4,689억원에서 6,90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외형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대금은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월 4억3,762만원이었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2억5,200억원으로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 업계는 코넥스지수가 하루빨리 생겨야 시장이 커지는 보폭에 맞춰 거래대금도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코넥스지수가 생기면 종목별로 매매를 하지 않아도 코넥스시장 자체를 매매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넥스 관련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 펀드매니저는 "현재 34개 코넥스 상장 종목 중에 투자할 만한 종목은 10개 안팎에 불과한데 그마저도 거래가 잘 안돼 자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코넥스지수가 빨리 만들어져 시장 전체를 묶음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수가 만들어지면 선물 거래도 가능해지고 파생상품,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상품 등이 더 활발하게 개발돼 성장하고 있는 코넥스시장에 발맞춰 거래대금도 상당히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거래소는 종목 수와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안정화돼야 비로소 지수를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지천삼 거래소 코넥스시장운영팀장은 "현재 상태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지수의 하루 등락폭이 3~5%가량 되기 때문에 지수로서의 신뢰성을 얻기 힘들다"며 "코넥스시장 보완방안이 효과를 나타내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시점이 돼야 지표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 팀장은 이어 "코넥스시장의 주가 안정성과 신뢰도가 부족해 내년으로 지수 발표를 미룬 상황이라 언제 발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코넥스지수가 발표된다고 해도 겨우 30~50개 종목으로 안정성 있는 상품을 만들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