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나 의료인들에게 과도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엄중한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 이처럼 약품시장에서 부당한 판촉활동이 벌어진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의료시장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는 약품을 선택할 수 없고 진료와 관련된 대부분 선택을 의료인이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치열한 실적경쟁을 하는 제약회사들이 약품 선택권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판매했던 것이다.
약품시장에 내재된 이런 특성으로 제약회사는 의료인에게 과도한 금품을 제공하기도 하고 의료기관은 특정 의약품 구매를 조건으로 후원금 등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과다한 약값을 부담하는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정부가 관리ㆍ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단체 등에서 공정한 판매경쟁과 거래질서를 위한 규약을 만들어 제약회사에 권고하는 것은 전세계 공통 사항이다. 부당한 판매경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제약협회가 ‘신마케팅 강령(2002년)’을 채택하고 있다. 이 지침에서는 영업사원과 의료인 간 상호활동이 의료인들에게 과학적ㆍ객관적 정보를 전달하고 환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 및 교육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도록 한다. 개인 용도의 공연 티켓 등은 물론 현금이나 상품권을 제공할 수 없다.
제품설명회는 연회의 성격을 띠지 않으며 설명회와 무관한 사람을 포함해서도 안 된다. 학회나 장학금 등을 지원할 때 자사 제품의 처방을 전제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
일본도 이러한 내용은 물론 경쟁사 제품의 중상ㆍ비방을 금지하며 시판 후 조사(PMS)는 과학적 정당성에 입각하고 판매 촉진의 수단으로 하지 않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마케팅활동을 제한하는 이유는 제약회사의 판촉활동이 의사들의 처방 행태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환자의 편익과 신뢰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의약품시장에도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감시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