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금은 높지만, 앞으로 급격히 감소할 전망이어서 내년 초 미국에서 기업파산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용평가기관인 S&P가 경고했다.
USA투데이는 23일(현지시간) S&P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올해 말부터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해 내년 초 파산보호 신청기업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파산보호란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기업을 당장 파산시키는 대신 이자감면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회생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현재는 미국 기업들의 파산 리스크가 매우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기업은 15개사에 불과한데 이는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도 84개사로 지난 2001년의 257개사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하지만 S&P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재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등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전체 파산기업이 줄고 있지만, 조만간 투자자들의 부실기업 투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P는 그 근거로 지난해 발행된 정크본드 가운데 최저등급채권의 비율이 42%로 전년의 30%보다 크게 늘어난 점을 들었다.
S&P의 채권 부문 수석연구원인 다이앤 바자는 “현재 정크본드시장에 투기바람이 매우 거세다”며 “이는 곧 기업 부도율이 조만간 급증할 것이라는 위험신호로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럽시데이터의 크리스 스튜어트도 “부실기업들의 생존이 한계에 달하면서 앞으로 3~4년간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체력이 과거보다 개선됐기 때문에 당장 대규모 파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