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초저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아직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가 정상화됐는데 금리는 비상상태로 계속 남아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임기인 오는 3월 이전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뒀다.
-당분간 완화정책 유지하나.
▦선진국 내지 세계 경제가 대체로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에 워낙 큰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불확실한 점이 있다. 완화정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실물경제에 비해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다는 것이지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금리를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이해하는 것은 정확한 이해가 아니다.
-정부 대표자가 금통위 회의에 참석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까지 드린 말씀 외에 별로 드릴 게 없다. 결과를 보고 사후적으로 판단하시면 될 것이다. 말보다는 행동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 말로 '영향을 받는다, 안 받는다'고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재정차관과 한은의 경제인식에 차이가 있나.
▦정부의 경제인식이나 한은의 경제인식이나 크게 봐서는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세세한 점에서는 꼭 같을 수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정부가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을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민감해져 그에 대한 답변을 드릴 수 없다. 민감한 상황이 아니라면 답변 드릴 준비는 충분히 돼 있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은 민감한 상황이다.
-초저금리가 오래 유지되는 데 따른 부작용은 없나.
▦부작용은 신용이 지나치게 팽창하고 사람들이 위험추구형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여러 번 경험했지만 그 당시에 부작용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인지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 않다면 왜 많은 금융사고와 위기가 있었겠나.
그러나 개인적으로 판단하면 현재 위험이 두드러지게 어느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연소가 되려면 탈 물건, 적당한 온도, 산소 공급 등 세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하듯이 이런 낮은 금리 수준은 그 세 가지 요소 중 한 가지 정도에 해당한다. 기준금리 2%를 유지하면서도 항상 조심하는 것은 다른 조건들이 성숙됐을 때 이것이 혹시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들 중 하나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