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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는 꿈도 꾸지 못했다. 젊은 시절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청소ㆍ재봉을 하며 홀로 자녀들을 키워야 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꿈은 떨칠 수 없었다. 지난 2011년 봄, '초등학력인증' 프로그램 현수막을 봤다. 무조건 학교로 찾아가 수업을 듣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2년간 여느 초등학생처럼 국어ㆍ영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 등의 수업을 듣고 소풍도 가고 봉사활동을 했다.
91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박순삼 할머니 이야기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방배동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리는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433명에 대한 졸업식에서 박 할머니에게 '우수학습자상'을 수여한다고 20일 밝혔다.
박 할머니를 지도했던 윤영희 안천초(금천구) 교사는 "박 할머니는 정말 긍정적이고 열성적이셔서 지금도 중학교 과정을 밟고 싶어하실 정도"라고 전했다.
박 할머니 등 졸업생들은 지난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15곳과 지정교육기관 15곳에서 초등 5~6학년 과정을 이수했다. 50~90대 장ㆍ노년층 여성이 대부분(97%)이며 다문화 결혼 이민자 등 외국인도 있다.
졸업식에서는 등명초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여성 차엉티미융(23)씨가 졸업소감을 발표한다.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은 문맹이거나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이들에게 초등학교 과정 강의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교육청은 2011년 전국 최초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 지난해 첫 졸업생 354명이 나왔다. 서울교육청은 내년부터 문자해득교육을 중학교 학력인정과정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