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운용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 "한국 골프의 높아진 위상에 뿌듯"

“한국 골프의 높아진 위상에 뿌듯”


김운용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 "한국 골프의 높아진 위상에 뿌듯" 박정빈 기자(서울경제 골프매거진) whydont@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김운용 클럽 나인브릿지 대표이사가 지난 10월12일 세계 100대 클럽간 친선경기인 월드클럽챔피언십(WCC) 시상식이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번 위촉으로 김 대표는 2005년 클럽 나인브릿지를 한국 골프장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진입시킨데 이어 한국 골프사에 또 다른 획을 긋게 됐다. 미국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 패널은 아놀드 파머, 잭 니클로스 등 세계 골프계를 이끌어가는 유명인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 세계 3만8천여개의 골프장 가운데 직접 라운드한 코스의 평가서를 제출해 세계 100대 코스 순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패널리스트의 선정 절차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세계 100대 코스 중에서 50개 이상을 라운드해본 경험이 있어야 하고 코스에 대한 안목, 골프에 대한 열정, 골프 발전에 대한 기여도 등 다양한 분야의 자질을 고려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은 한국 골프 100년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김운용 나인브릿지 대표를 만나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이 된 과정과 가는 곳마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그의 개척자로서의 면모를 들어봤다. -먼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으로 20년 만에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이 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100대 코스 선정위원이 되신 소감은 어떤지 궁금하다. 아시아에서는 20년 만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최초로 선정된 것은 한국 골프의 높아진 위상을 세계가 인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최초이기 때문에 이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크고 영광스럽다. -클럽 나인브릿지를 운영하며 세계 100대 코스 진입을 실현했고, 이제 세계 100대 코스 패널이 되셨다. 한국 골프사에서도 뜻 깊은 두 가지 일을 모두 이뤄낸 비결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스포츠계에 25년을 몸담아왔다. 배구선수로 4년, 농구 관리 매니저로 3년, 프로야구 8년, 골프 9년으로 이렇게 다양한 종목에 오랫동안 몸담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삶의 한 부분이었던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 열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면서 갖게 된 한 가지 철학이 있다. ‘스포츠는 노력에 대한 결과가 반드시 오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정직하다’는 것이다. 행운을 바랄 수는 있지만, 행운도 순간일 뿐 영원할 순 없다. 세계 100대 코스 패널이라는 결과 역시 그 동안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100대 코스간의 클럽대항전인 월드클럽챔피언십(World Club Championship)은 나인브릿지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낼 수 있었나. 그것은 나인브릿지의 구상 단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인브릿지의 태동기부터 우리는 세계 100대 코스 진입에 비전을 뒀다. 한국 최초의, 최고의, 차별화된 골프장이 되고자 했고, 그것은 CJ가 추구하는 ‘온리원(Only One)’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게 되어야만 100대 코스에 들어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부터 어떻게 하면 세계 100대 코스에 들어갈 수 있는지 고민했다. 패널의 60%가 미국에 있고 한국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태였다. 남북이 대치된 상황에서 방문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패널들에게 한국을 다녀갈 명분이 있어야 했는데 100대 클럽간의 친선대회라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02년 WCC를 창설하게 된 것이다.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도 그런 과정에서 마음먹게 된 것인가. 나인브릿지가 세계 100대 코스가 되려면 우선 선정위원이 나인브릿지를 와보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패널을 한 분 한 분 초청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2003년 무렵 100대 패널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뉴욕에 간 적이 있는데, 비행기로 먼 거리를 이동해 모르는 길을 어렵게 찾아가 1분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한국으로 초청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때 실감했다. 심지어 이웃 일본의 패널조차도 한국이 열세에 있다고 생각했는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이들과 교류를 하려면 내가 100대 패널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100대 패널끼리는 교류가 되니 그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세계 100대 코스에 대해 아는 이들은 “세계 100대 코스가 되는 것보다 세계 100대 코스 패널이 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패널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라면. 나인브릿지의 세계 100대 코스 선정을 이루기 위해서나 패널이 되기 위해서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야 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출근 전에 한 시간씩을 투자해 개인교습을 받기 시작했다. 배우기는 어려웠지만 영어를 생활화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썼다. 산책하러 갈 때도 영어단어장을 들고 가서 암기했고, 운동장에서 조깅을 하면서도 단어를 외웠다. 지금도 영어 실력은 20~30%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고 크고 작은 행사에서 웰컴 스피치나 클로징 스피치를 두려움 없이 하게 됐다. 패널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조 파서브 선정위원장과의 인터뷰도 무사히 통과했다. 이제는 나인브릿지가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이 되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영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꾸준히 배우고 있다. -세계 100대 코스와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을 모두 이루었는데, 세계적으로 그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는 100대 코스 패널이 있는가. 없다고 본다. 세계 100대 골프장을 직접 설계했거나 운영한 장본인이 패널로 선정된 것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포츠계에 25년을 몸담았지만 마지막 9년을 골프계에 몸담고 계신다. 골프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상대적으로 깊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지금은 스스로 골프 전도사라고 자부할 정도다. 지난 1월 10일에 생애 처음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보름 만에 처음으로 주례를 서게 됐다. 주례는 잘 서지 않지만 고향에서 같이 물장구치던 40년지기 친구의 부탁이어서 수락했다. 그날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에게 은수저를 선물하며 한쪽에는 ‘배’자를, 다른 한쪽에는 ‘려’자를 새겨 넣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서로를 배려하면 백년해로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내가 홀인원을 기록한 한라산의 정기를 선물로 가져왔으며 그것이 ‘배려’라는 선물이라고 말해줬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배려를 주제로 주례를 마치자 하객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골프를 통해 얻은 평소 철학을 전파하고 있으니 얼마나 골프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가.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 100대 코스 50곳 중 꼭 방문하고 싶은 코스가 있다면 어디인가. 오거스타 내셔널이다. 세계 100대 코스 중 1, 2, 3위 코스를 다 가봤지만 오거스타에서는 플레이해보지 못했다. 미국인을 통해 소개받은 오거스타 회원이 갑자기 허리를 다쳐 플레이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일부러 먼 길을 달려왔어도 회원을 동반하지 않으면 절대 플레이가 허락되지 않았다. 진정한 프라이빗 클럽은 그런 것이다. 내년 1월에 예약을 잡아뒀으니 그땐 꼭 직접 코스를 돌면서 확인해볼 생각이다. -세계 100대 코스들을 두루 접하고, 세계 100대 코스를 운영하면서 골프장에 대한 안목이 국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대표께서 최고의 코스를 가리는 기준은 무엇인가. 세계 100대 코스 선정기준과도 비슷하다. 골프장이 자연친화적인가, 주변환경과 어우러지는가, 코스 매니지먼트는 뛰어난가 하는 점이다. 골프는 생각과 전략의 게임이므로 전략적인가 도전적인가 창의적인가를 본다. 코스공략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면 골프가 아니다. 또한 골프장의 전통과 역사, 회원의 눈높이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세계적인 코스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나인브릿지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아직도 해외 명문 골프장의 운영에서 배워야 할 게 많다. 그래서 8년째 미국 기업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오고 있다. 컨설턴트가 2개월에 한 번씩 다녀가면서 자문을 하고 있고, 나를 비롯해 많은 직원들이 미팅에 참여해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영어로 진행되는 8시간의 마라톤 회의가 쉽지는 않지만 비싼 컨설턴트가 와서 가르쳐준다면 무조건 시간을 내서 배워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한다. -국내의 코스를 다녀볼 기회는 상대적으로 드물 것 같지만 대표께서 높게 평가하는 곳이 있다면. 세계 100대 코스를 둘러보면서 국내 골프장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해슬리 나인브릿지 관련 업무차 여주쪽을 자주 가게 되면서 가까운 곳들을 다녀보게 됐는데 샌드파인과 파인리즈, 파인크리크가 괜찮았다. 그리고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생활을 하다보니 정작 제주 지역 골프장은 많이 못가봤지만 지리적인 여건을 고려했을 때 한국 10대 코스나 세계 100대 코스도 제주에서 더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패널로서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게 되는가. 앞으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많은 코스를 둘러봐야하지 않겠나. 국내에서도 새로운 코스들이 생겨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더 많은 세계적인 코스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내에는 세계 100대 코스를 꿈꾸지만 방법을 모르는 골프장들이 많다.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 우선 골프매거진에 코스평가를 받겠다고 신청해야 한다. 패널들이 알아서 평가해줄 수는 없으므로 ‘세계 100대 코스에 들어가고자 하니 평가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그런 절차가 이루어지면 평가를 받게 되는데, 최소 패널 10명으로부터 점수를 받아야 한다. 9명이 아무리 좋은 점수를 준다고 해도 노출빈도가 부족하면 의미가 없다. 2003년에 나인브릿지가 세계 100대 코스에 진입하지 못한 것도 9명밖에 점수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가 많은 패널들과 인맥을 형성하고 있으니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에서 세계 100대 코스의 역사를 창조하고 최초의 세계 100대 코스 패널이 된 선구자로서 세계 100대 코스를 꿈꾸는 한국의 골프장 오너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린다. 대부분의 오너들은 좋은 골프장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그 방법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지금까지 골프장은 대동소이하게 운영되고 있고, 특별히 다르게 운영하는 골프장은 없는 듯하다. 명문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전문경영인의 눈높이를 높이는 것이다. 나인브릿지의 100대 코스 진입 역시 모기업이 CJ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느 기업이 1년에 한 번씩 해외출장을 지원하고 좋은 골프장을 벤치마킹할 수 있게 하는가. 오너의 철학 없이 세계 100대 코스 진입은 불가능하다. -세계 100대 코스진입과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 위촉을 이루었는데 앞으로 더 남은 목표가 있다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꿈이 있다. 나 역시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온 과정이 있고, 하나씩 이루어오는 과정에서 이제 7~8부 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고 할 일이 많다. 마지막 꿈이 있다면 해슬리 나인브릿지를 세계적인 프라이빗 클럽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거스타 내셔널에는 마스터스 우승자들만을 위한 룸이 있는데 오직 챔피언만이 입장할 수 있다. 뮤어필드는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클럽하우스에 입장할 수 없다. 9홀을 돌고 잠시 들어갈 때도 라커에 들러서 넥타이를 매야 한다. 그런 것이 하나의 전통이고 문화다. 해슬리 나인브릿지 역시 앞으로 그런 클럽문화가 있는 골프클럽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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