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묻지마 지원’ 갈수록 심각

'5년간 이력서 500회 이상 제출' 66% 급증<BR>인크루트 회원대상 조사, 1만9,302번 지원자도<BR>"일단 내고보자식 자제…자신에 맞는 업종 선택을”



극심한 취업난으로 기업체에 이력서를 500번 이상 낸 사람이 1년 새 66%나 급증하는 등 구직자들의 묻지마 지원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자사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이력서 지원 횟수를 조사한 결과, 이력서를 500회 이상 제출한 회원이 536명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조사결과(322명)에 비해 500회 이상 지원자가 66.5%나 늘어난 것이다. 이력서를 1,000~4,999번 낸 지원자는 지난해 56명에서 102명으로 82.1%나 늘었으며 5,000~9,999번 지원한 사람도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이력서 최다 지원자는 5년 동안 무려 1만9,302번이나 이력서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년에 3,860회, 한 달에 약 322회 이력서를 지원한 것으로 하루도 빠짐 없이 이력서를 10~11번 꼴로 채워 넣어야 가능한 일이다. 최고 이력서 지원건수도 지난해 1만4,610건 보다 32.1% 높아졌다. 학력별로 보면 석ㆍ박사의 이력서 지원회수가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고학력자가 더 심각한 취업난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500회 이상 지원자 가운데 석ㆍ박사가 23명으로 지난해 8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고졸자들도 전년 37명에서 81명으로 118.9% 증가했으며 대졸자(299명)와 전문대졸자(104명)도 각각 55.7% 및 55.2% 늘어났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구직자가 취업사이트 2~3곳에 이력서를 등록한 뒤 구직활동을 벌이는 점을 감안하면 500회 이상 이력서를 내본 사람은 이번 조사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력서 지원횟수가 급증한 것은 구직자들이 ‘일단 아무 곳이나 들어가고 보자’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온라인 입사지원의 경우 별도의 비용 없이 간단한 조작만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경향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1,2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54.7%가 면접통보를 받고서도 그 회사에 언제 지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전혀 다닐 마음이 없는 회사에 입사 지원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 36.9%에 달했다. 또 구직자의 41.9%는 가능한 많은 기업에 지원을 한 뒤 합격한 회사 가운데 가장 좋은 곳을 고른다고 답했으며 뽑아주기만 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많이 지원한다는 구직자는 20.0%에 그쳤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구직자들이 일단 아무 곳이나 지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들은 자사에 딱 맞는 인재만을 채용하기 위해 일단 지원하고 보자는 식의 입사지원자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력서를 무조건 많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패원인을 분석하고, 자신에게 맞는 기업이나 업종을 선택, 그에 맞춰 준비해야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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