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나비효과

따스한 봄날, 나뭇잎 뒤의 조그만 알에서 나온 애벌레는 땅바닥을 온몸으로 기어 다니며 허물을 벗은 뒤 고치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변신의 시작이다. 고치가 된 애벌레는 화려하고 큰 날개를 지닌 새로운 모습의 나비로 재탄생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고의 시간을 고치 속에서 보낸 뒤 바늘구멍만한 틈새를 혼자만의 힘으로 헤집고 나와야만 한다. 지난해 한국 산업은 재탄생을 하기 위해 고치 속에서 꿈틀거리는 애벌레와 같았다. 유례없이 고공행진을 하는 국제유가와 지속되는 원화절상 등의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부단히 몸부림쳐 왔다. 한국 산업은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한 결과 무역 7,000억달러를 기록하고 세계 11위 수출 국가가 되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요원하다. 새로운 정부 출범 첫해인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 활성화와 재도약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이를 충족시키고 17대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의 마인드와 경제운용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여건이 정착되고 투자 환경이 개선되면서 트리클 다운 효과가 우리 경제 각 분야에 확산돼야 지금 국민이 가장 바라는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철폐가 선행돼야 한다. 세계 178국 가운데 110위에 그치고 있는 창업 부문 순위는 한국의 고질적인 규제환경이 대폭 개선돼야 함을 보여준다. 또 법과 시장경제 논리를 무시하는 정책과 제도도 바로잡아야 한다.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불법 파업이 설 자리를 잃고 생산적인 노사관계가 정착돼야 하며 기업과 시장의 기능이 정부 역할보다 우선시돼야 한다. 힘찬 날갯짓으로 비상하는 나비가 아름다운 것은 애벌레와 고치로 지내는 동안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그간의 고통을 딛고 일어나 나비로 새롭게 재탄생할 시점에 와 있다. 섬유ㆍ패션산업에서도 나비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한 사람ㆍ한 기업의 작은 변화의 노력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모두 멋진 나비로 재탄생해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창공으로 치솟아보자.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은 미미할 것이나 100만 섬유ㆍ패션인을 비롯한 우리 국민 모두의 날갯짓이 몰고 올 결과는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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