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마이클 쁘띠 상무는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19일 밝혔다.
S&P의 마이클 쁘띠 북아시아지역 기업 및 공익사업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이날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의 신용도에도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주요 쟁점은 가족중심의 소유구조와 비핵심 그룹사에 대한경영진의 지원의지 등"이라며 "이에 따라 채무자의 이해관계 보다는 가족의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지배구조와 경영관행은 기업의 신용도 평가의 주요 요인"이라며 "특정 기업지배구조 성향을 통해 신용도 하락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향후 발생가능성에 대한 조기경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쁘띠 상무는 기업지배구조와 신용도 관계에 대한 실례로 SK와 금강고려화학,현대차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S&P가 지난해 5월 SK에 대해 SK네트웍스에 대한 지원과 그룹의 조직구조가 여전히 복잡하다는 점 등으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며 "금강고려화학도 구현대그룹 인수를 시도한 이후 경영진의 리스크 허용수치가 예전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현대차도 INI철강과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복잡한 소유구조와 핵심사업과 관련이 없는 자회사에 대한 지원 의지, 주주와 채권자의 이해관계보다 기족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것 등이 영업리스크"라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 할인 요인으로 공격적인 성장추구 경영전략에 따른 위험과 자산과 부채의 일시적불일치에 따른 차환리스크 등을 꼽았다.
그는 "우량한 회사인 SK텔레콤의 경우도 향후 12개월동안 상환해야할 채권 규모는 1조6천억원이지만 현재 유동자산은 6천억원에 불과한데 반해 미국 기업의 경우투기등급인 `BB'등급인 경우에도 이보다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