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초의 21세기형 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찍이 시도된 바 없는 신개념의 도시로 건설된다. 두 개의 커다란 원을 축으로 삼아 도시 기능이 설계되는 이른바 ‘이중 환상형(Two-Ring)’ 구조다. 지금까지 계획도시 설계에 주로 응용됐던 것은 ‘선형도시(Linear City)’라는 개념이었다. 도시를 관통하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도로 양편에 상업ㆍ업무 등 서비스 기능을 배치하고 그 뒤쪽에는 주택가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선형구조로 꾸며진 도시는 교통 흐름이 좋고 도시가 계속 커져도 큰 무리 없이 확장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도시가 지나치게 비대해져 양 끝이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간선도로 상에 여러 개의 부도심이 생겨난다. 당연히 교통수요가 중간중간 부도심마다 몰려 혼잡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행정도시가 택한 이중 환상형 구조는 이 같은 선형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왔다. 지난해 실시한 행정도시 설계 국제공모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다. 이춘희 건설청장은 “20세기 말 도시계획 분야에서 ‘신 도시주의(New Urbanism)’ 란 사조가 일기 시작했는데 아직 뚜렷한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행정도시가 추진된다고 하자 도시계획ㆍ건축 분야의 세계적 대가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중 환상형 구조를 통해 원형 교통망을 갖추면 행정도시내 어느 구역에서도 순환교통로 등을 통해 다른 구역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교통량이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고 도시환경 악화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청장은 “도시 안에서는 웬만하면 차를 몰고 이동할 필요가 없게 하자는 게 원칙”이라며 “교통수요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수립해 버스나 자전거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행정도시의 중심부에 그려지는 작은 원(Ring)의 내부는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 녹지체계(Green-Blue Network)’로 보존된다. 하천 주변부로는 문화ㆍ레저시설이 들어서 주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장소로 꾸며진다. 정부 청사들과 주택ㆍ상가 등 주요 도시기능들은 바깥 큰 원의 둘레를 따라 분산 배치된다. 큰 원의 둘레는 20km 내외여서 도시 어느 곳에서도 대중교통 수단으로 20분 내외에 접근할 수 있다. 이 같은 민주적이고 균형있는 도시 형성을 통해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행정도시의 건설 취지에 부합토록 하겠다는 게 행정도시건설청의 생각이다. 건설청은 향후 도시계획 수립 과정에 이중 환상형 구조를 제안했던 국제공모 당선자들을 참여시켜 이중 환상형 구조에서 생길 수도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