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새로운 냉각시스템을 설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아사히ㆍ요미우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고온의 원자로 핵연료를 식히느라 뜨거워진 압력ㆍ격납용기의 물을 원자로 건물 밖으로 빼내 식힌 뒤 재주입할 수 있는 파이프와 수랭식(水冷式) 열교환기 설치 공사를 위해 5일 원자로 건물에 직원 2명을 들여보내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3ㆍ11 대지진 다음날 1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수소폭발 사고가 일어난 이후 원자로 건물 안에 사람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전력 직원 2명은 이날 오전 11시32분 원자로 건물과 터빈 건물을 연결하는 이중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열교환기를 설치하려면 방사선량이 높은 원자로 건물 안에 배관을 설치해야 한다. 도쿄전력은 협력업체 근로자 10명도 들여보내 환기용 호스를 집어넣을 계획이다.
수관냉각 시스템은 격납용기에 질소를 주입하는 배관과 펌프를 이용해 핵연료 때문에 뜨거워진 물을 격납용기 밖으로 빼낸 뒤 수랭식 열교환기와 대형 팬이 장착된 공랭식(空冷式) 냉각장치를 거쳐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수랭식은 시간당 100톤, 공랭식은 200톤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지금은 1시간에 수 톤의 물을 원자로 격납용기에 주입할 수 있지만, 배관작업 등이 끝나 냉각수 주입량과 냉각 능력이 크게 높아진다.
도쿄전력은 공랭식 냉각장치 설치는 8일, 수랭식 열교환기 설치 및 배관 공사는 16일부터 시작해 이달 중 1호기의 냉각기능을 회복시킨 뒤 2ㆍ3호기에도 유사한 냉각시스템을 7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또 연료봉이 있는 원자로 압력용기는 물론 압력용기에서 새나간 방사성물질을 가두는 격납용기에도 연료봉 높이까지 물을 채워 원자로를 식히는 '수관(水棺)냉각'을 준비한다. 6월 초 1호기 원자로 수온을 100℃ 미만의 냉온정지(冷温停止) 상태로 만드는게 목표다. 수관냉각에 성공하면 방사성물질 누출도 막고, 몇 년 뒤 1호기를 안전하게 해체할 수 있다.
새로운 냉각시스템을 설치하고 수관냉각법을 적용하려는 것은 기존의 원자로 냉각시스템을 재가동하려면 건물 안에서 주요 기기를 작동해야 하지만 방사선량이 높아 복구작업이 힘든데다, 대지진 직후 원자로 냉각시스템이 먹통이 돼 압력용기내 냉각수 증발→ 핵연료 과열→ 바닷물 주입→ 뜨거운 연료봉에 소금 결정체가 달라붙어 냉각 시스템을 복원하더라도 사고 이전 수준의 냉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료봉 높이까지 냉각수 수위를 올리는 과정에서 방사능물질에 오염된 냉각수가 새나가 수관냉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실제로 도쿄전력이 4월 7~20일 수소가스 폭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호기 격납용기에 8,500㎥의 질소를 주입했지만 격납용기내 압력은 약간 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져 가스가 새나가는 곳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ㆍ3호기의 경우 격납용기가 손상돼 물이 샐 가능성이 높아 손상된 부분을 시멘트 등으로 메우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