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銀·WTO·OECD 수장자리 놓고 대륙간 물밑경쟁 가열

파스칼 라미

존 테일러

랜들 토비어스

세계은행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경제단체들의 수장 임기가 속속 만료되면서 후임 자리를 놓고 대륙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수장 임기가 다 돼가는 곳은 3곳으로,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가 오는 5월말 임기가 만료되고 수파차이 파닛차팍 WTO 사무총장은 8월말 물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자리는 얼마간 임기가 남아 있긴 하지만 벌써부터 입지 선점을 위한 국가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도널드 존스톤 현 OECD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6월 끝난다. 국제 금융기관의 두 축인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 자리는 그 동안 각각 미국과 유럽의 뜻대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해 유럽이 IMF 총재로 적극 밀었던 코흐 베서 당시 독일 재무차관에 대해 미국이 딴지를 놓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이번 세계은행 총재 선임에 서 미국 정부의 지명자를 그저 순수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개발도상국들도 이들 국제 금융기관의 역할을 감안할 때 개도국 상황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총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미국은 세계은행 총재 후임자로 제약회사 엘라이 릴리의 전 최고경영자(CEO) 랜들 토비어스와 존 테일러 재무차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 사무총장 자리는 선진국과 개도국간 샅바 싸움이 또 다시 재연되고 있다. 지금까지 WTO 사무총장은 미국의 동의 하에 유럽인이 맡아왔으나, 지난 99년 사무총장 선출 때부터 선진국과 개도국간 대결이 극에 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시 대륙간 갈등은 결국 한 임기 동안 두 명의 총장을 낳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려 처음 3년은 뉴질랜드의 마이크 무어가, 이후 3년은 태국의 파닛차팍이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이번 역시 유럽은 파스칼 라미 전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일찌감치 후보로 내세운 가운데 개도국 진영에서는 브라질ㆍ우루과이ㆍ모리셔스의 전직 WTO 대사 3명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OECD 사무총장 자리도 전통적으로 회원국간 경쟁이 심한 자리여서 벌써부터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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