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자본 국내은행 27% 점유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공략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한국경제의 `금융주권(主權)`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경제의 혈맥인 금융의 주도권을 외국인들에게 뺏길 경우 자칫 경제치안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어 제도적 안전장치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한국금융연구원은 30일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에 따른 영향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외국자본이 지급결제기능을 갖고 있는 은행 등의 지배권을 확보할 경우 금융 시스템의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9일 열린 금융감독원 세미나에서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 외국계 은행은 시장안정보다는 단기수익에 치중한 독자적 행동으로 시장위험을 증폭시킬 우려가 크다”며 “외국자본 유치 과정에서 국내 경제의 안정성 저해요인들을 철저히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외국자본의 무차별적인 국내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 인수 시 외국자본의 적격성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외국자본에 대항할 순수 국내자본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 소유 은행의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지분을 연ㆍ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 이전(파킹)한 뒤 추후 국내의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거나 ▲특별펀드 조성 후 국민주 형태로 민영화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11월 현재 외국계 은행의 국내 시장 점유율(총자산기준)은 26.7%로 미국(5%), 일본(6%) 등 선진국은 물론 멕시코(20%), 말레이시아(18%), 태국(7%) 등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도 높았다. 외국자본은 이미 국내 투신시장의 35.1%를 차지했으며 증권업계의 14.5%, 생명보험업계의 10.5%를 점유하는 등 전 금융권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변형섭 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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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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