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대목장은 단청 훼손 사건으로 촉발된 숭례문 복구 부실 논란과 관련해 이날 연합뉴스에 “책임을 회피 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만약 숭례문을 다시 지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내가 내 돈으로 다시 짓겠다”고 말했다.
그가 도편수로서 책임을 맡은 목공사에서 2층 문루 기둥 2개가 갈라졌는가 하면, 옛날 부재와 이번에 새로 쓴 부재의 이음새가 맞지 않는 모습을 노출해 논란이 일었다.
신 대목장은 부실 논란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정해진 공정 안에 마무리 지으려는 문화재청 책임으로 돌린 듯한 인터뷰가 한 언론매체에 노출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둥이 갈라진 것은 건조가 덜 됐기 때문이며, 이는 문화재청에서 덜 마른 목재를 제공했기에 비롯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 대목장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며 숭례문 복구를 둘러싸고 벌어진 많은 일 중에 일부만을 떼어낸 보도”라면서 “70이 넘은 내가 목수에 입문한 지가 60년이 다 되어가는데, (정말로 내가 그리 생각한다면) 그런 목수 인생이 부끄러워지는 일, 목재 건조는 대목장이 최종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목공사와 관련한 책임은 지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한 반론도 잊지 않았다.
그는 2층 문루 기둥이 갈라진 데 대해 “관련 규정에 의거해 충분히 건조한 나무를 썼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무가 갈라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나무의 속성이나 우리 전통건축의 특징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반박했다.
신 대목장은 “나무가 갈라졌다 해서 부실공사라면 우리 조상이 남긴 거의 모든 목조문화재가 부실공사가 된다”면서 “오래된 우리 전통 목조 건물 어디나 가 보면, 갈라진 기둥이 하등 이상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갈라진 부분은 후대에 끊임없이 보수를 했으며, 그런 흔적이 우리 목조문화재 곳곳에 남아있는 현실은 왜 애써 외면하느냐”면서 “숭례문 기둥만 해도 갈라진 틈이 1.6㎝인데, 이는 현재의 문화재 수리 표준시방서 기준에 의하면 하등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문화재청 관계자 또한 목재 갈라짐은 “보기가 좀 싫어서 그렇지 목재가 이상해서 일어난 현상이거나 안전에 지장을 주는 현상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숭례문을 복구하면서 옛 부재와 신 부재 사이의 이음새가 들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옛 부재가 틀어진 데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런 부분은 추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신 대목장은 “내가 도편수로 일한 숭례문이 최고라고는 감히 자부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항간에서 지적하듯이 부실투성이라는 지적은 대목장 신응수에 대한 모독에 가깝다”면서 “비단 나뿐만 아니라 복구에 관여한 장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이며, 근거가 없는 비난은 삼가야 하며, 언론 또한 그런 보도에 세심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숭례문 복구에서 담장 공사 또한 전통기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그건 현장 사정을 전혀 모르는 낭설에 불과하다”고 하는가 하면, 전통가마에서 구운 기와가 동파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그런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도대체 기와 전문가인가? 기와를 모르는 사람의 근거없는 비난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대목장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1995년 경복궁 흥례문 복원 때 음해 사건이 새삼 떠오른다”면서 “당시 내가 맡은 흥례문 복원에 수입산 소나무가 사용됐다 해서 난리가 났었는데 감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금 말하지만, 나는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고, 목공사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면서 “그럼에도 어떻든 이번 공사와 관련한 많은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서는 숭례문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분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