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파이팅 프랜차이즈] 공동창업, 혁신모델로 자리잡아

소자본창업 경쟁 거세지자 자금규모 키워 시장 진입<br>강력한 점포 경쟁력 발휘<br>투자자간 신뢰감은 기본<br>중간점검·아이디어 미팅 등 경영관리·운영이 더 중요

세계맥주전문점을 공동창업한 투자조합 주주들이 성공을 기원하며 체인본사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벤처기업 이사인 L씨. 매일 아침 10시가 되면 초조하게 문자 메시지를 기다리는 것이 습관이 됐다. 마침내 휴대폰에 메시지가 떴다. L씨가 다른 10명의 투자자와 함께 투자한 공통 창업 점포의 일일 매출, 방문객수, 목표매출, 실제 매출액과 목표매출액을 비교하는 성과지수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매출액 420만원, 고객수 351명, 목표매출 392만원, 성과지수 107 %. L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메시지 내용은 4줄로 간단하지만 11명의 공동창업자들에게는 꿈이 담긴 숫자이며 매일 매일 점포실적을 체크하는 경영성적표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L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창업투자조합은 각각 7,000만원씩을 모아 총 7억 7,000만원을 투자했다. 회계의 투명성과 합리적인 경영관리를 위해 창업투자조합은 곧 법인으로 전환됐고, 서울 종로에 100평 규모의 세계맥주전문점을 오픈했다. 공동창업 점포는 규모의 이점과 과학적인 경영관리 등에서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공동창업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창업시장도 ‘규모의 경제’ 시대 공동창업이 혁신적인 창업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기에는 독립 창업과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으로 양분돼왔던 창업형태에 새로운 창업방식 중의 하나로만 주목받는 수준에 그쳤지만 성공사례가 축적되는 과정을 통해 보다 세련되고 정교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창업방식이 주목받은 창업모델로 등장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소자본 창업시장의 경쟁격화와 불황의 지속이다. 국내 창업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고객들도 제품, 서비스, 마케팅 등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요구하고 있어 경쟁력을 국제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었다. 창업환경도 크게 변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소비형태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소규모의 창업자들이 설 땅이 크게 줄어든 것. 더구나 경영관리와 점포운영 마케팅 등 창업에 필수적인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창업자들로서 실패하지 않는 새로운 창업기법이 절실하게 요구됐다. 이처럼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창업지식과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건 자살 행위와 다름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공동창업방식이다. 그러나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초기 단계에서는 자금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아 시장진입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방식이 마련되지 않아 투자자간에 신뢰를 구축하는데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다수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통해 업계의 표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동창업 투자시스템이 마련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경영관리ㆍ점포운영이 더 중요 공동창업시스템은 검증된 브랜드 파워, 적정규모의 자금력, 과학적인 경영시스템을 결합해 개인창업의 단점을 극복하고 강력한 점포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공동창업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참여한 투자자간의 신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효율적인 점포운영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창업이건 공동창업이건 창업의 목표는 기대했던 매출과 수익이 올리는 것이다. 앞에서 성공사례의 예로 든 L씨의 경우도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창업자들이 공동창업협약, 점포개발, 상권분석 보고서 작성, 사업계획서 발표 등 수차례에 걸친 프리젠테이션과 협의, 점포관리 프로그램 발표, 점포경영전략 매뉴얼 발표 등의 창업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공동창업에도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된다. 점포개설이 20이라면 경영관리와 점포운영은 80이라는 얘기다. L씨를 비롯한 공동창업자들은 일일목표관리, 주간 단위 관리, 월간 단위 관리가 행해지도록 짜여진 ‘스토어 매니저 프로그램’에 따라 점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전략회의와 아이디어 미팅을 거듭한다. 새로운 공동창업방식은 창업자들에게 자신의 사업을 갖고 싶다는 꿈을 실현시켜 주었다. 공동투자에서 공동창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소유가 경영을 분리한 것이 아니라 경영과 운영을 분리함으로써 투자자들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이전까지의 공동투자방식과 다른 점이다. 창업자들은 매일 점포운영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경영성과를 높이는데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성공을 향한 창업자들의 간절한 ‘마음’과 공동창업 투자 시스템이라는 얼음처럼 차가운 ‘과학’이 어울러져 꿈이 현실이 됐다. 공동창업 투자시스템은 새로운 창업모델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나아가 소자본 창업분야를 혁신하는 창업기법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움말 = 유재수 한국창업개발연구원장 www.changuptoday.co.kr 공동창업 성공전략
공동창업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검증된 브랜드 파워가 공동창업의 핵심이다. 대중적으로 정착하지 않는 브랜드로 공동창업을 할 경우 초기 시장진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사업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둘째, 적정규모의 자금력과 운용능력이 필요하다. 공동창업의 장점은 개인창업 보다 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사업의 최종 목표인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자금운용능력이 요구되는 것. 셋째, 과학적인 점포 운영관리 시스템에 따라 점포를 운영해야 한다. 과학적인 점포관리 프로그램에 의해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며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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