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기업들은 기술개발 의지와 특허 등록은 뛰어나지만 마케팅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뼈아픈 지적이 제기됐다.
코트라(KOTRA)는 최근 서울에서 연 북미 벤처캐피털 투자 상담회에 참가했던 미국 기관투자가 오펜하이머(Oppenheimer)사의 마크 모닌 부사장이 한국 벤처기업들의취약성에 대해 지적한 사항을 25일 소개했다.
모닌 부사장은 특허등록과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한 가지 제품이라도 시장에서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미국 업체들은 한 가지 기술로 열 가지 제품을 만들어 팔 생각을 하는 반면, 한국 업체들은 열 가지 기술로 한 가지 제품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 벤처기업의 조직을 보면 대부분 엔지니어 위주로 구성되어 마케팅과세일즈 부서는 미미할 뿐더러 가분수 형태라서 머리만 크고 손발이 작기 때문에 실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확률이 낮은 것도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모닌 부사장은 한국 벤처기업의 재무지식 부족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벤처투자가들은 대개 회사의 재무 상태를 나타내주는 여러 가지 '넘버'(재무수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게 되지만, 한국 업체들이 준비한 회사 소개 프레젠테이션자료에서는 정작 이러한 수치를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모험기업들에 보편화되어 있는 재무지표 중 하나인 '자본 소진율'(Burn Rate)을 이해하는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모닌 부사장은 대개 벤처투자가는 벤처기업과 한 시간 만날 경우 10분간 회사소개를 듣고, 20분간 재무상태에 대해 질문하며, 나머지 30분은 브레인스토밍을 하게되는데 한국 업체들로부터는 20분간 재무상태를 질문하는 동안 충실한 답변을 듣기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업체들이 중요한 계약체결에 실패한 경우에도 기존의 고용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외국인 투자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고용 경직성을 인정하더라도 아무 조치 없이 계속 현금 소진율(Cash Burn Rate)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이 영문 자사소개나 프레젠테이션 준비 등에 있어서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정작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재무정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면서 벤처투자가들이 무슨 질문을 할 것인지에 대해철저히 준비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 캐피털 투자유치 10계명으로 ▲ 넘버(재무수치)를 제시하라 ▲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라 ▲ 수치로 회사를 경영하라(재무관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라) ▲ 회계감사를 마친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라 ▲ 투자가들의 예상 질의를숙지하라 ▲ 해외 펀드를 찾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라 ▲ 한번에 한 제품씩 시장에서 성공시키라 ▲ 회사가 어려우면 자본 소진율(Burn Rate)을 감소시켜라 ▲ 투자가를 만날 때는 책임자급을 파견하라 ▲ 기술보다 경영을 보여줘라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