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담은 영화 '도가니'가 3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을 휩쓸었다.
자유민주주의 발언 논란으로 파행을 지속했던 여야 교과위원들도 이날만큼은 광주광역시교육청과 학교 측을 한목소리로 질타했으며 광주와 전남교육청의 업무보고도 생략하고 감사시간 대부분을 '도가니 사건' 질의에 할애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영화 '도가니'로 사회적 공분이 나타나고 있다"며 "242일간 농성 등 온몸으로 항거할 때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감은 사실상 아무 조치도 안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성추행 교사는 학교에 남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몸부림쳤던 교사들은 징계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도 "범죄를 저지른 교사가 다시 학교에 와서 근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징계심의시 엄정한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효숙 인화학교 교장 직무대행은 "당시 학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징계가 불가피했다"고 대답해 "누구를 위한 정상화냐"는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시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은 "교육청이 내놓은 9가지 대책 가운데 구체적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이 없다"며 "성폭력에 대한 상시감시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하는데 어떤 인력, 어떤 방법으로 하겠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영화 '도가니'의 실제 모델인 최사문 교사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아이들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최 교사는 "청와대를 비롯해 수많은 국가기관에 호소했으나 형식적 대응뿐이었다"며 "영화 한 편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이 문제가 거품으로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 교장 직무대행은 "(성폭력 사건 후) 학업에 충실하고 학사운영에 맞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해 방청객들의 비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