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이제는 에너지효율 높일 때

김영만 <한국전력 영업본부장ㆍ전무>

온실가스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 발효, 중국 등 신흥국가에 의한 유가상승, 석유자원 확보를 위한 각국의 쟁탈전. 에너지 관련 국제환경 변화는 국가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오히려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에너지자원 환경 변화에 따라 앞으로 각종 에너지기업의 생산 및 공급 비용이 상승할 것이다. 전기ㆍ가스 요금, 유류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기업 및 개인이 에너지 사용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에너지 관련 비용이 상승하는 환경에서 유일한 대안은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을 통한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의 전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인 반면 에너지소비는 세계 10위, 석유소비는 세계 7위로 국민 1인당 에너지소비량이 높은 편이다. 이는 우리가 소득에 비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에너지소비 증가 속도이다.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의 5년간 1인당 에너지소비는 3.6TOE에서 4.3TOE로 20.3%의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증가율이 1.3%인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에너지 다소비문화와 물가안정을 위한 에너지 저가격정책에 기인한다.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은 에너지 절약에서 출발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거나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등 누구나 약간의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바로 실천할 수 있다. 여름에는 실내 냉방온도를 높이고 겨울에는 내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정에서는 고효율 조명기기의 사용으로 이용 효율을 높이고 전기요금도 아낄 수 있다. 기업에서는 각종 고효율기기 및 축냉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고효율 인버터, 고효율 변압기 등을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각종 축냉설비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냉방효과를 제공한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단계적으로 준비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전력수요 관리제도, 고효율기기 지원제도 등도 도입해볼 만하다. 다양한 전력수요 관리제도는 개인 및 기업의 에너지요금 절감은 물론 국가적으로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한다. 또 전력설비에 대한 투자비를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수요관리제도를 통해 약 237만㎾의 최대수요전력을 억제해 약 8,000억원의 절감 효과를 창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에는 에너지 복지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에 고효율 조명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해 형광등용 안정기, 안정기내장형램프 등을 교체, 가정 및 공부방의 전기요금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에너지 효율 증대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에너지 부존자원이 부족해 97%의 에너지를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각종 에너지자원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원자력발전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 측면을 고려할 때 이산화탄소 등 6가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극히 적은 원자력발전은 환경친화적 에너지원이다. 이러한 원자력발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원전센터 부지도 조속히 선정돼야 한다. 최근 정부는 병원에서 사용된 주사기, 원전에서 사용된 장갑과 같은 중저준위 수거물을 사용후연료와 분리해 관리하기로 했다. 오는 2008년께 임시저장시설이 부족하게 될 중저준위 수거물만을 관리할 원전센터는 원자력발전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전력은 풍력ㆍ조력ㆍ태양력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월부터 개인이 생산한 신재생 에너지를 한국전력에서 직접 구매해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전력연구의 메카인 전력연구원에서는 연료전지의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이미 미국ㆍ일본에 이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증대를 통한 에너지 저소비형 구조로의 전환.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위기는 위험한 기회라고 하지 않던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기업과 개인의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에 매진하는 것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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