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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구미 혁신센터
300억 투자 노후 중기 개조… 창조경제 중심지로 대변신
퓨처랩 등 연구소도 설립
● 포스코-포항 혁신센터
산학연 협력체계 만들고 930억 R&D 자금 지원
친환경 에너지 거점 육성
삼성과 포스코가 손을 맞잡고 경북 구미와 포항에 각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건립하기로 하면서 경북 지역은 전국 최초로 혁신센터 두 곳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 9월 주요 대기업과 17개 광역시도를 1대1로 묶어 창조경제 실현을 도울 수 있도록 하는 전담지원 체계를 구축했으나 한 지역에 두 기업이 동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당시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자발적으로 지역 활성화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삼성은 대구에 이어 경북에서도 혁신센터를 지원하기로 해 '1사 2센터' 기업이 됐다. 삼성 관계자는 17일 "구미산업단지를 젊은이들이 신 나게 일할 수 있는 창의와 혁신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노후 구미산단, 창조경제 발상지로 탈바꿈=삼성은 1968년 조성돼 노후화한 구미산업단지 등 경북 지역 산업 기반을 창조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은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5년간 300억원을 투자하고 삼성이 보유한 우수한 제조기술과 신사업 추진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삼성은 우선 자금을 100억원씩 3개 분야로 나눠 지원하기로 했다. 'R펀드'로 이름 붙인 기금 100억원은 구미산업단지 안에 있는 중소기업의 공장 수리에 쓰인다. 기술과 생산능력은 갖췄지만 시설이 낙후됐거나 자금난 때문에 수리를 차일피일 미뤄온 영세 사업장에 활력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다. 또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투자하는 '삼성전략펀드'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C펀드'는 벤처기업과 신사업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C펀드는 경북도와 중소기업청 등도 200억원을 보태 모두 3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돼 창조경제를 이끌 수 있도록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안에 717㎡ 규모의 연구소(랩) 3곳도 세운다. '팩토리랩'에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생산설비와 제조로봇이 설치돼 제조인력을 교육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한다. 지역 밀착형으로 고안된 '퓨처랩'은 경북이 선정한 7대 신사업 시범과제 가운데 △의료기기용 부품 △제조라인용 다관절로봇 △치과용 3차원 영상진단 소프트웨어(SW) △스마트폰 센서 통합검사 계측기 △초정밀 금형기술 등 5개 과제를 수행한다. '컬처랩'은 전통문화와 농업의 산업화를 지원하고 경북의 문화유산을 디지털 콘텐츠로 바꿔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구미산업단지의 제조역량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이 신사업 분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둬 경북을 제조업 혁신의 메카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 친환경·에너지 거점으로 육성=포항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창조경제 거점으로 육성된다. 포스코는 포항공과대(포스텍) 내부 C5건물 중 1개 층을 창조경제센터로 설립해 운영하면서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총 930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창조경제센터를 통한 지원과 별도로 포스코는 '친환경 제조업' 혁신모델을 구현한다는 방침 아래 4개 핵심사업을 선정해 적극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에코 산업단지'를 조성해 부산물 제로(0)에 도전하기로 했다. 포항산단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을 증대하고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각종 찌꺼기 등 부산물을 회수·처리하는 방안을 개발해 오염물질을 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해 연료전지 분야의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는 한편 에너지 절감형 공장 솔루션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제조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포스코·포스텍·한동대·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이 보유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산학연 창조생태계를 육성하기로 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포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기에 앞서 포스코 파이넥스3공장을 방문해 이목을 끌었다. 파이넥스는 포스코와 중소기업들이 손잡고 개발한 독자 쇳물 생산기술로 기존 용광로를 대체할 혁신기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생산원가를 기존 공법의 85%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은 물론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크게 낮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자체가 창조경제의 아이콘과 같은 혁신의 상징"이라며 "파이넥스 기법 수출을 통해 핵심설비 생산을 맡은 국내 37개 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