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각국 '인플레 몸살' 회복 증시 발목잡는다

원유 장기선물가 140弗 육박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면서 서브프라임 위기를 극복하며 상승세를 타는 세계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이에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기조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의 투자의지를 꺾고 있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199.48포인트(1.53%) 급락한 것도 국제유가 탓이다. 기름값이 뛰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수익이 낮아지며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미국경제의 회복시기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경제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지난 4월 핵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4% 상승해 1991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기름값이 원흉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여름 이후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 금리를 연속적으로 내렸지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뉴욕 월가에서는 FRB가 오는 10월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가 연말에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FRB는 경기악화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맞아 쓸 수 있는 카드를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유럽은 이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4월 P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2%를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는 2006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물가불안이 예상보다 심각해지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볼프강 프란츠 유럽경제연구센터(ZEW) 대표는 “기업 수출이 유로화 강세로 줄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소비마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은 비상상황에 이를 만큼 심각하다. 가뜩이나 식량가격 폭등으로 아시아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의 사이클론, 중국 대지진 등으로 벌써부터 원자재ㆍ식품ㆍ곡물가 등의 폭등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 위기설’까지 나도는 베트남은 19일 기준금리를 8.75%에서 12%로 올리는 등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도 지난달 국제유가가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MF글로벌의 애널리스트인 존 킬더프는 “시장의 강세 분위기가 너무 강하다”고 전했다. 기름값 상승이 멈추지 않는 것은 산유국의 공급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투기세력에 의한 거품이라던 평가도 최근에 호응을 잃어가는 추세다. 강진 피해를 입은 중국에서 발전용 경유 수요가 급증해 국제원유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가와르유전의 생산량이 정점에 달했고 러시아ㆍ북해유전도 생산량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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