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WTO각료회의 이모저모] 회담장이 시위장으로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회의(AFL-CIO)를 비롯한 각국의 노동조합 및 환경보호단체 등 비정부민간기구(NGO)들의 대규모 시위로 30일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개막식이 연기됐다.약 5만명의 각국 NGO 활동가들이 이번 회의 기간중 시애틀에 모여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만5천명을 동원할 능력이 있다고 자랑해온 AFL-CIO는 이날도 수천명의 소속 노조원을 동원, 시위를 주도했다. 이날 전세계에서 모인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거리의 대형 쓰레기 수거함에 불을 지르고 건물 유리창을 깨는 등 격렬한 폭력시위를 벌여 시애틀시내 일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개도국 시위대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반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들의 주장을 자국의 이해에 맞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난 총장은 이날 부국들이 간신히 경쟁을 뚫고 수출에 성공한 가난한 나라들의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함으로써 타격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상품을 충분히 상호 수출할 수 있어 행복한 처지인 선진국들은 개도국들로부터 완제품이 아닌 원료만을 수입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그 결과 개도국 제품에 매기는 관세가 선진국 제품에 부과되는 것보다 4배나 높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은 시애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미국의 일부 무역 상대국들은 노동자들과 환경보호론자 등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WTO 회의에서의 연설을 위해 시애틀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일부국가들 특히 상당수 개도국들은 환경 및 노동기준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그들을 억누르기 위한 방법으로 보고 있으나 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자유무역 옹호 입장을 재차 강조한 뒤 『그러나 시애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제기한 모든 우려들에 공감한다』고 밝히고 『회의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회의 과정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무역협상에서 노동 및 환경의 역할과 이해가 크게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애틀·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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