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윈도2000 출시 국내시장 전망

윈도2000이 3월7일 국내 시장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윈도2000은 인터넷 시대를 겨냥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심작이다. 전문가들은 윈도200이 컴퓨터업계 전반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지난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빅센터. 윈도2000 출범을 보기 위해 모인 일반일들이 행사시작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섰다. 5,000명을 수용하는 시빅센터는 1,000여명의 취재진과 일반인들로 가득 찼다. 빌 게이츠 MS회장은 이 자리에서 『윈도2000으로 비즈니스 인터넷 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선언했다. 게이츠는 『처리성능 및 신뢰성, 안정성 측면에서 종전의 컴퓨터 운영체제(OS)에 비해 한단계 높은 품질을 제공할 것』이라며 윈도2000을 장점을 늘어 놓았다. 빌 게이츠 회장이 말한 「비즈니스 인터넷」이란 기업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이를 통해 업무혁신을 꾀할 수 있다는 의미다. MS는 윈도2000을 통해 비즈니스 인터넷에 필요한 인프라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MS는 PC로 대표되는 고립된(STAND ALONE) 컴퓨터 환경에서 최강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인터넷은 고립된 환경을 빠른 속도로 열어 버렸다. MS는 개방 환경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윈도2000을 출시한 것이다. 지난 20년간 컴퓨터업계는 MS가 장악해왔다. MS-DOS 이후 윈도3.1·윈도95·윈도98 등 새로운 OS를 출시할 때마다 MS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윈도2000은 슈퍼컴퓨터에서부터 개인용 컴퓨터(PC)에까지 모든 컴퓨터 기기에 쓸 수 있도록 다양한 버전으로 이뤄진 게 특징이다. 윈도2000은 모두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MS는 윈도2000 뒤에 프로페셔널(개인)·서버(기업)·어드밴스트서버(전자상거래)·데이터센터서버(슈퍼컴퓨터)라는 꼬리표를 달아 각각을 구별하고 있다. 윈도2000이 MS의 뜻대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까. 시장 전문가들은 윈도2000이 자체 버그와 경쟁 악화, MS 독점반대 분위기 등으로 초기의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대세를 굳힐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우선 개인시장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개인사용자들은 상당기간 윈도2000(프로페셔널 버전)보다는 윈도98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PC시장은 MS의 텃밭이나 다름없다. MS도 드러내진 않지만 개인사용자들이 윈도2000으로 업그레이드 하도록 보채지 않는다. 올해 7월께 윈도98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윈도 밀레니엄(윈도 ME)을 내놓겠다는 계획이 이를 말해준다. MS의 예상처럼 개인사용자들은 윈도ME라는 징검다리를 거쳐, 윈도2000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유닉스·리눅스·넷웨어 등 경쟁자들이 득실거리기 때문이다. MS는 그동안 윈도NT를 통해 이 시장에서의 입지를 조금씩 강화해왔다. 처음에 윈도NT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1·2위를 다투고 있다. MS는 윈도2000 서버 버전을 통해 확실하게 선두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윈도2000의 최대 난적은 리눅스다. 리눅스는 인터넷용 범용(로엔드·LOW-END) 서버 분야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또 성장세도 가장 높다. 결국 기업시장은 리눅스와 윈도2000이 분할하는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하이엔드·HIGH-END) 시장은 MS의 미개척지나 다름 없다. 따라서 시장 진입이 가장 어려운 분야다. MS는 윈도2000 어드밴스트서버·데이터센터 서버를 내놓고 영토확장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특히 어드밴스트서버의 주 공격 대상은 전자상거래 분야. 이 곳은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로 기습 공격에 성공할 경우, 의외의 전과를 거둘 수도 있다. MS는 델컴퓨터와 유니시스라는 응원군을 모집하는데 성공했고 조만간 32개의 칩(CPU)을 장착한 서버를 내놓는다. 그러나 메인 프레임의 IBM, 유닉스 서버의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일대 격전을 벌여야만 한다. 또 고성능 리눅스의 출현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적이다. MS는 국내 시장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구사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월7일 대규모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또 이 날부터 공식 유통업체인 소프트뱅크코리아·인성디지털·다우데이타시스템이 윈도2000 판매에 들어간다. 이들은 경품제공 등 다양한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컴팩코리아, 델컴퓨터, 삼성전자 등이 윈도2000을 탑재한 서버를 내놓는다. MS의 경쟁 세력도 윈도2000에 대비하고 있다. 리눅스 진영은 벌써부터 반격작전에 들어갔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등 6개사가 공동 설립한 앨릭스를 비롯, 한글과컴퓨터·쓰리알소프트·미지리서치·리눅스코리아·씨네티아정보통신 등이 리눅스 OS와 하드웨어, 응용 프로그램 출시를 준비중이다. 또 서울시스템·가산전자·비트컴퓨터 등도 리눅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리눅스 진영이 윈도2000의 가장 큰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의외의 복병을 만날 수도 있다. 구식 하드웨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거나 프로그램 부족, 자체 버그 등이 MS를 괴롭힐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반면 낙관적인 관측도 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개인사용자의 15~20%가 윈도98에서 윈도200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내년에는 40~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사용자는 올해 3~6%가 업그레이드하는데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45~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윈도2000의 운명은 소비자의 향배에 달려 있는 셈이다. 문병도기자DO@SED.CO.KR

관련기사



문병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