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은행주의 발목을 잡았던 리스크 요인들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자 은행의 경영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순이자마진(NIM)의 점진적 상승 등으로 올 하반기부터 은행의 실적개선 추세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산업구조조정에 따른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부담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대규모 적자 우려는 기우로 확인됐다”며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잠재적 부실에 대한 규제적 대응책이 마련됨에 따라 금융 위험에 따른 장부가치 훼손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주들은 올 3월 초만 해도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 마진 급락 ▦산업구조조정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 증가 ▦외화유동성 리스크 확대 등의 여파로 주가순자산배율(PBR)을 기준으로 0.43배(2009년 주당순자산 기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은행주의 발목을 잡았던 리스크 요인들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은행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황 연구원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경기선행지수를 은행건전성 지표 개선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았다. 여기에 최근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개선도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 NIM의 추세적 회복 ▦다시 확대되는 여수신 스프레드 ▦금융채 금리의 하향 안정화 등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 개선 ▦비경상적 충당금 적립 요인의 해소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전망 등을 은행 수익성의 조기 개선 예측 근거로 꼽았다.
한편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ㆍ4분기 은행주 실적이 충당금 비용 부담 감소로 전분기보다 개선되겠지만 NIM 등 수익성이 크게 저하돼 예년 수준의 이익 및 자기자본이익률(ROE)과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은행주의 상승을 이끌 만한 실적 모멘텀은 약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강도는 약할지라도 자산건전성 악화 추세가 둔화되고 충당금 비용이 줄어든다면 NIM을 성공적으로 방어해온 은행들의 경우 빠른 주가회복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대구은행(최선호주)ㆍ부산은행ㆍ기업은행 등을 NIM 방어에 따른 수혜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KB금융도 앞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발전적 형태의 인수합병(M&A)이 기대되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도 KB금융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그는 “KB금융은 최근 유상증자 가능성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약 45%가량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 주가는 ‘6만1,000원’을 제시했다. 황 연구원은 부산은행을 “업계 최상위의 순이자 마진을 바탕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1만1,300원을 제시했다. 그는 대구은행의 경우 “산업구조조정 진행으로 노출된 잠재부실규모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며 목표주가로 1만4,700원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