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투자은행 몰락'… 국내 은행들 전략은

美부실채·IB지역법인 인수 추진<br>"美위기 바닥왔다" 신한銀 사모펀드와 가격협상<br>전문가들 "상업+투자銀 결합 'CIB'모델 강화를"


국내 은행들이 미국 투자은행(IB)의 몰락을 계기로 미국의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한편 미국 IB 지역법인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IB 역량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ㆍ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미국 금융위기 진행 속도와 폭을 파악하면서 미국시장에서 속속 쏟아져나오는 부실채권(NPL) 매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미국계 굴지의 사모펀드와 접촉해 펀드를 통한 부실채권 매입 규모와 가격 등을 협의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다소 논란은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바닥에 왔다고 판단된다"며 "NPL 인수를 포함해 헤지펀드 투자, IB 인수 등 다양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의 투자은행이 도산하거나 은행 지주회사로 편입되면서 세계적인 흐름이 CB(Commercial Bank)와 IB(Investment Bank)가 결합된 CIB의 부상으로 귀착되고 있다"며 "국내 은행권도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미국 사태로 투자은행 시대는 가고 예금ㆍ카드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갖고 있고 리스크를 비교적 잘 관리하는 은행계 IB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과 HSBC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기본적으로 예금 등 수신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충격파를 견딜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본력을 갖추고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 은행이 자기자본투자(PI) 등 IB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고객을 많이 갖고 있는 은행들이 기존 기업정보를 바탕으로 CIB 모델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가 IB인 뱅커스트러스트를 인수하면서 IB 역량을 키웠듯이 국내은행들도 선진 IB 지역법인 인수나 핵심 IB인력 영입을 통해 IB 분야를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기업은행 IB국제본부 부행장은 "CB에 IB 역량을 추가해나갈 것"이라며 "중소기업 인수합병(M&A)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7월에 M&A지원센터를 만드는 등 은행의 기업금융을 최대한 활용해 IB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리먼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글로벌 IB 인수를 포함해 은행계 IB를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오는 29일 예정된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IB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CB를 중심으로 증권ㆍ자산운용 계열사를 통해 IB업무를 확대하며 글로벌 금융체계를 갖춰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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