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식·선물상품 운용서 고수익

■ 외국증권 국내지점 성공 비결수수료 수입 의존않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외국 증권사의 국내 지점 및 현지법인은 지점수가 단 1개에 불과하지만 영업수익 규모는 국내 중형 증권사에 버금가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CSFB와 모건스탠리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1,000억원을 넘어 외국증권사 국내지점 중에서는 '빅2'로 분류된다. 순이익도 각각 717억원, 487억원에 달했다. 이들 증권사가 단 1개의 지점으로 이 같은 실적을 올리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공통점은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증권사와 달리 상품운용에서 높은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를 잘한 것도 특징이다. ▶ CSFB CSFB(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증권은 외국 증권사 지점과 현지법인 중 영업수익(매출)과 순이익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CSFB의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4,897억원, 1,006억원, 718억원으로 국내 외국 증권사 지점 중 최고다. 전년에 비해 영업수익은 7.2%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무려 339.4%, 302.4%나 크게 늘었다. 이처럼 이익이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도 주식과 선물상품 운용을 잘 했기 때문이다. CSFB는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에서 올린 주식ㆍ선물 중개 수수료 수입은 고작 498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주식 운용으로 1,785억원, 선물 운용으로는 무려 2,478억원이나 벌어들였다. CSFB는 특히 지난 96년 서울지점을 설립하고 98년7월 거래소 회원에 가입한 이후 줄곧 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CSFB가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큰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유능한 파생상품 전문가를 영입해 철저한 위험관리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상용 지점장은 이와 관련, "선물은 주식관련거래가 대부분이며 투기거래는 단기매매에 국한한다"고 설명했다. ▶ 모건스탠리 지난 80년대 말 여러 외국계 증권사들의 국내 진출이 러시를 이뤘지만 모건스탠리는 이보다 한참 늦은 96년 말에야 서울 지점을 개설했다. 주변 여건 변화를 신중히 살펴본 뒤 국내시장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모건스탠리의 신중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국내 진출은 늦었지만 약정 규모에서 외국계 증권사 중 3위권에 드는 실적을 자랑한다. 2001 회계연도(2001.4~2002.3) 영업수익(매출)은 1,203억원으로 전년보다 9.3%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03억원, 487억원으로 85.1%, 76.5% 급증했다. 수수료를 낮춰 약정규모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친 결과다. 영업수익 기준으로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두 번째 규모고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크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경쟁력 있는 리서치 역량의 결과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리스크 관리를 모든 전략수립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시장 리스크는 물론 거래 상대방과 관련된 리스크(카운터파트 리스크)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리서치 능력도 모건스탠리의 자랑이다. 모건스탠리는 스티브 로치를 필두로 한 경제분석과 뱅킹ㆍ파이낸셜ㆍ테크놀러지 분야의 리서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리서치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리서치자료를 제공해 고객들을 끌어 들였다.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의 리서치 헤드인 홍남기 상무도 유화업종 분석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이 해외 및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위탁중개업무에서 벗어나 소매영업까지 손을 뻗치고 있지만 모건스탠리는 철저하게 기관투자가 위주의 영업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양호철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대표는 "외국계 증권사로서 국내 증권사들과 차별성 없는 소매영업에 나선다면 당장 고객들의 실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투자 인프라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며 당분간 부가가치가 높은 기관투자가 대상 영업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앞으로 여건이 성숙되면 현재 은행들에 집중돼 있는 외환 관련 파생상품 업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러 펀드를 모아 또 다른 펀드를 구성하는 '펀드 오브 펀드' 상품이 허용될 경우 해외 모건스탠리 펀드를 들여와 국내 고객 유형에 맞게 재구성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현환기자 이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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