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제역, EU전역 대재앙 우려

운수·여행등 산업전반으로 파문 확산2주전 영국에서 발생한 구제역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자칫 영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전역에 일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U가 가축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는 축산업은 물론 운수ㆍ여행ㆍ건설업 등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유럽산 육류를 수입하고 있는 아메리카, 아시아 등 지구촌 전체가 홍역을 앓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U 수의학 전문가 패널은 6일 유럽위원회(EC)에 15개 회원국 전역에서 모든 가축제품의 거래를 2주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라고 권고했다. 패널은 또 영국산 육류, 가축, 유제품의 수출금지 조치를 이달 27일까지로 추가 연장했으며 영국에서 대륙으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의 타이어 소독을 의무화했다. 그레고르 크로이추버 EU 농업담당 대변인은 "EC가 수일 내 이를 검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벨기에, 프랑스 등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일부 보고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영국의 구제역 발생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EC가 패널의 권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축산농가는 물론 운수업, 유통업 등 관련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8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도살된, 구제역 진앙지 영국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손실규모가 이미 수십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육가축을 모두 도살한 축산농가들은 정부의 지원이 없는 한 연쇄 도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꺼번에 300마리에 달하는 양을 폐기한 이언 윌리엄슨 씨는 "당장 갚아야 할 이자와 집세 등을 내지 못하게 됐다"며 "사업을 다시 일으킬 희망마저 없다"고 말했다. 가축 및 육류제품의 유통이 중단되면서 운수업체들 역시 매주 500만파운드(약 100억원)씩 손실을 입고 있다. 영국 도로운송협회는 이번 사태로 500여 곳에 달하는 가축 운송업체들이 파산직전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광우병 파문이 겨우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농촌지역의 구제역 발생으로 여행객이 급감, 여행 및 호텔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호텔협회는 호텔들이 입는 피해규모가 매주 2,000만 파운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경마, 럭비, 육상 등 각종 스포츠경기의 일제 중단사태도 관련업계는 물론 지역경제 전체를 멍들이고 있다. 또 수입원료를 써야 하는 식품가공업체들 역시 원가상승으로 애를 먹고 있다. 육류제품의 경우 한 제품의 산지, 가공지, 유통지가 모두 다른 나라에서 이뤄질 정도로 글로벌화한 상태여서 사태가 길어질 경우 피해는 전세계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피그사이트닷컴(thepigsite.com)의 짐 뮈어헤드 편집장은 "구제역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감염된 고기를 끓여도 죽지 않는다"며 "지구촌 전체가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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