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국내 시장에 출시될 현대차의 그랜저XG후속 신차가 국내외에서 `그랜저'와 `아제라'(Azera) 두 가지 이름으로 팔리게 됐다.
현대차는 1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 프로젝트명 `TG'로 널리 알려진 그랜저XG후속 신차명으로 국내에서는 `그랜저'를, 해외에서는 지역에 따라 `그랜저'(유럽.호주)와 `아제라'(미국 및 기타 지역)를 구분해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명을 기존의 `그랜저XG'에서 `Extra-Glory'란 의미의 `XG'만 떼어내고그대로 쓰기로 한 것은 국내의 대표적 중대형차 브랜드로서 `그랜저'의 지명도와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TG가 기존의 그랜저XG와 완전히 다른 신차이기 때문에 새 이름을 붙이면 신선감은 훨씬 높아지겠지만 지금까지 구축된 브랜드 파워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크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현대차[005380]가 `그랜저'라는 브랜드로 차를 처음 내놓은 것은 지난 86년 7월이다.
그후 그랜저는 92년 9월 뉴그랜저, 98년 10월 그랜저XG, 2002년 3월 뉴그랜저XG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고급 세단'의 상징처럼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결국 이번에 `XG'라는 꼬리를 떼어냄으로써 탄생 20년만에 `그랜저'라는 처음이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이 `XG'라는 꼬리표는 그동안 미국(XG350), 유럽(XG300) 등 해외 시장에서 `그랜저XG'의 판매명으로 쓰이기도 했다.
프리미엄 고급 세단으로 변모하면서 `그랜저'의 해외 판매명도 완전히 새로 지어졌다.
주력 시장인 미국 판매명 `아제라'는 이탈리아어로 `푸른색'을 뜻하는 `아주리'(Azure)와 `시대'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Era'를 합성한 것으로, 직역하면 다소 엉뚱한 `청색시대'가 된다.
하지만 쏘나타와 싼타페로 미국내 주가가 치솟고 있는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과희망찬 미래를 상징하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또 `아제라'로 연상되는 `푸른색'에는 세계 최대 격전장인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 아발론이나 닛산 맥시마 같은 유명 브랜드와 본격 경쟁할 고급 세단 이미지가 응축돼 있다는 것이다.
`아제라'는 `코발트 블루' 유니폼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별명`아주리 군단' 하고도 발음이 비슷해 상당히 친숙한 느낌을 준다.
또 미국인들이 발음하기도 아주 편해 현대차 미국법인(HMA)이 새 이름을 짓는과정에서 `아제라'를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과 호주에서의 판매명이 국내와 똑같은 `그랜저'로 정해진 것은 이미 비슷한 이름을 쓰는 현지 메이커 모델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네이밍(차명개발) 전문업체의 용역 결과을 놓고 광범위한 소비자 조사를 거쳐 `아제라'라는 차명을 확정했다"면서 "아제라는 오는 5월20일미국 시판에 들어가는 쏘나타와 함께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북미 시장에심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10월부터 수출용 `아제라'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하에 북미 시장 출시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