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나로통신] 압구정 구현대APT에 초고속통신망 공급

서울 강동구에 사는 주부 윤 모씨(39)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잦은 PC방 출입을 나무라다가 이런 당돌한 요구를 들었다. 집에 있는 컴퓨터로는 도무지 게임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다는 불평이었다.회사나 PC방에서 빠른 통신속도를 체험한 사람들은 모두 『전화선으로 하는 인터넷은 답답해서 못쓰겠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초고속 인터넷을 쓰려고 해도 아직 서비스가 안되는 지역이 많다는 점이다. 「사이버 아파트」 붐이 일면서 신축 아파트에는 대부분 초고속망이 깔리고 있지만 지은지 10년~20년이 지난 구형 아파트들은 그동안 정보고속도로의 변두리로 밀려나 있었다. 입주자 대표회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데다 20년이 넘은 아파트들은 배선공사를 새로 해야 하는 등 비용문제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구형 아파트에 초고속 망을 깔겠다고 나선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하나로통신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형 아파트인 압구정동 구 현대 아파트 3,790가구에 초고속망인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회선)을 깔기로 한 것이다. 신축 아파트에 비해 추가로 드는 공사비만도 8억2,000만원 이지만 40% 정도의 예상 가입율을 감안하면 2년 안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나로 통신은 앞으로 20년이 넘은 구형 아파트라도 1,000가구 이상의 고층 아파트에는 자사의 ADSL 망을 공급할 계획이다. 구형 아파트라도 일정한 수요가 확보되면 수지를 맞출 수 있는 데다 재개발 이후에도 경쟁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서 영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최근 신축아파트 물량을 놓고 벌어지는 초고속 사업자 간의 경쟁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하나로 통신은 올초 삼성물산과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대산업개발·SK건설 등 32개 건설사와 제휴를 맺었다. 한국통신도 이미 LG건설· 주택공사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드림라인도 인터넷 TV를 내세워 두산건설과 독점계약을 맺는 등 아파트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한치의 양보도 없다.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사이버 아파트」의 홍보효과가 뛰어난 데다 통신망은 초고속 사업자가 깔고 사용료는 주민들이 내는 체계여서 「밑질 것 없는 장사」라는 입장이다. 기존 아파트 주민도 하나로 통신이나 한국통신의 ADSL을 신청할 수 있다. 두루넷· 드림라인 등 케이블망 업체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이라면 케이블모뎀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지역적인 제한이 여전히 심한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나로 통신은 아직 서울·부산·대전·울산·성남 등 대도시의 300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에만 서비스가 된다. 한국통신의 ADSL은 100가구 이상의 가입 희망자가 모여야 가능하다. 케이블망은 현재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 중이다.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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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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