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 일부 새내기 의원들이 임기 초반부터 지역구나 당의 행사에 몰두한 채 개원 준비를 등한시하고 있다.
국회 공전을 탓하며 정책연구보다는 지역구 표밭 다지기에 열중인 여당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 촛불시위 현장에 동원되면서 정책 연구에 소홀한 야당 의원들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요즘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초선 의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일부 초선 의원은 “개원이 늦어져 (지역구에) 우리를 알리는 기회가 된 것은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이들 사이에서는 ‘법안은 상임위 구성이 된 후에 준비하면 된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법안 발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상당수 초선 의원들은 “법안 준비는 개원 후 부처 보고를 받고 난 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등원 준비는 초보지만 지역구 관리는 선수급’이었다. 서울 강남권의 한나라당 A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는 오전에 20분 정도 들러 보고를 받은 뒤 곧장 지역구로 달려간다고 한다. 그는 “지역구의 요구”라며 “지역 일에 죽기 살기로 매달릴 참”이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같은 당의 강남권 B의원은 지역구에서 교육 특강을 하고 나섰다. B의원의 측근은 “지역민들이 정치보다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특강이 환영받는다”고 전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촛불집회에서 방패 노릇을 하느라 개원 준비에 신경을 쓸 새가 없다. 민주당 C의원은 “요즘 촛불문화제에 가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D의원은 “선배보다는 초선이 촛불집회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며 “집회 현장에서 잘하면 유권자도 인정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국회보다는 장외행사에 몰두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의 E의원은 “촛불시위만 다니다가 다음 선거에 (유권자가) 뽑아줄지 걱정”이라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