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YES세대를 잡아라] <상> YES 세대 소비시장 중심에 서다

2030 쇼핑족들 가치 소비, 구매 트렌드 주도한다<br>백화점 매출 절반이상 차지 소비시장 파급력 갈수록 커<br>스마트폰 활용 상품 홍보 등 업계 Young 마케팅에 총력




소비시장이 항상 경기흐름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한국경제도 경기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지만 그해 국내 백화점 판매액은 통계청 기준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9% 늘어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소비가치에 대한 판단기준과 핵심 소비군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젊은 소비자들이 있다. 최근 유가급등 등 경기불안 요인이 상존한 가운데서도 현명한 소비는 이어지고 있다. 젊은 '쇼핑 노마드(유목민)'들이 이끄는 트렌드 변화와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의 대응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연초 의미 있는 수치변화를 감지했다. 지난해 연령대별 매출비중을 조사한 결과 20~30대가 전체의 41%를 차지해 개점 이래 처음으로 40%를 넘었기 때문이다. 핵심 구매층인 40~50대를 합한 48%와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30대 비중(31%)이 40대(26%)를 처음으로 앞선 것이나 20대(10대 포함)가 10%선에 최초로 진입한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쇼핑객들이 지난해 결제한 금액은 무려 1조653억원(신세계카드 기준). 신세계백화점 랭킹 1위 점포인 강남점이 지난 한해 올렸던 매출 1조1,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로 향후 마케팅 전술상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 젊은 세대가 소비시장 변화의 핵심 코드로 떠오르고 있는 징후는 이처럼 뚜렷하다. 젊은층은 인터넷쇼핑몰등 온라인시장뿐 아니라 40~50대의 구매력 높은 소비층이 장악하고 있는 백화점ㆍ대형마트의 매장 트렌드도 바꿔놓고 있다. 197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나 베이비붐 세대를 부모로 두고 개방적 문화와 인터넷·소셜네트워킹이 일상화된 '밀레니얼(millennial·새천년 신인류) 세대'가 주축이다. 소비시장에서는 젊고(young), 체험을 즐기고(experiencing), 스마트한(smart)한 세대로 요약된다. 백인수 롯데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취업난으로 젊은층의 씀씀이가 크지는 않지만 가치를 따져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것이 기성세대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트렌드 선도자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연령별 구매객 수 비중을 보면 30대가 31.4%로 가장 높고 20대 이하가 25%에 달해 20~30대가 백화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명품족 가운데 20대 비중은 2008년 24%에서 지난해 28%까지 올라 경기침체기에도 왕성한 소비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20대 젊은 여성소비자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들의 연간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2007년 61만원에서 2009년 73만원, 지난해 78만원으로 꾸준히 커지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은 원래 중장년 여성의류를 팔았던 지하2층 매장을 여성 캐주얼관으로 바꾼 이후 20~30대 여성 구매자들이 이전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전국 여성 1,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20~30대 여성 가운데 65% 정도가 직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로 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청장년층의 소비지출이 대략 노년층의 5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인구·소비감소가 '잃어버린 20년'의 결과로 이어졌던 일본을 상기하면 국내 소비시장에서 젊은층의 부각이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국내경제의 장기침체 진입을 다소나마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상품전단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아 기존의 종이 전단이나 우편광고물(DM)을 대체하고 QR코드(2차원 바코드)를 매단 마네킹 앞에서 옷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꿸 수 있게 하는 등의 IT 관련 서비스는 이제 기본이다. 롯데백화점은 2030세대의 차별화된 상품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이르면 오는 6월께 롯데닷컴·롯데아이몰 외에 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온라인몰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본점의 실질적 명품관인 1~3층 매장에도 젊게 보이고 싶어하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새로운 명품 브랜드들로 채우는 '스테이 영'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젊은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4월 인천점과 6월 충청점에 글로벌 SPA(기획부터 판매까지 일괄 의류전문점) 브랜드인 H&M을 잇따라 개점하기로 했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박재항 마케팅본부장은 "젊은 소비층은 새로운 것에 또 다른 것을 더 원하고 실행하는 '플러스 알파' 세대로 볼 수 있다"며 "소비시장에서의 파급력은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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