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2월 24일] 매직쇼에서 느낀 생존법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패션박람회인 매직쇼(magic show). 이곳은 더 인기 있고 참신한 브랜드를 찾기 위해 전세계 유수 유통업체들에서 파견한 바이어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었다. 연 매출 20조원에 이르는 스페인 소재의 대형 체인 스토어 업체를 포함해 미국의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Macy's), 그밖에 일본ㆍ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유통 담당자들이 쇼가 열리고 있는 컨벤션센터 안을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매년 2월과 8월 두 차례 열리는 이 행사가 전세계 바이어들로 북적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이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수단이 직접 발로 뛰며 최신 유행 브랜드를 발굴하는 직소싱(수입)임을 일찌감치 파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라인 점포와의 경쟁 등으로 세계 트렌드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진 패션 시장에서 적극적인 해외 시장 탐방과 이를 통한 새로운 브랜드 찾기는 백화점 업태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다. 하지만 국내 백화점들이 이러한 흐름을 자각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해 되지 않았다. 백화점들은 그동안 유명 브랜드를 일단 입점시킨 후 수수료만 받는 '임대업' 형태의 영업을 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국내 백화점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별화 노력을 소홀히 한 탓에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몰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백화점 3사가 최근 들어 편집 숍의 비중을 늘리고 백화점 자체 브랜드 확충에 전보다 더 힘을 기울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외 직소싱을 통한 매장 운영은 수익을 기대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백화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는 동의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국내 백화점이 나아가야 할 길은 바로 매직쇼와 같은 세계 상품시장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직소싱을 하는 것이다. 더불어 그 작업을 위해 전세계를 발로 뛰는 바이어들의 열정, 그리고 땀방울이 한데 뭉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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