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밸리] 아직 정신 못차린 철새 벤처인

[벤처밸리] 아직 정신 못차린 철새 벤처인 벤처기업의 한 임원이 들려준 얘기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직원이 있다 "며 그가 꺼낸 말의 요지는 법인카드를 줬더니 개인용도로 많이 막 쓰더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처와 처제랑 외식 한 것까지도 법인카드로 계산했다며 한탄스러워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좋았을 때에는 카드를 개인용도로 일부 쓰더라도 큰 상관이 없었다"며 "지금은 상황이 딴판이다"고 말했다.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인데 이럴 수 있느냐"며 직원의 책임감 없는 행동을 안타까워했다. 벤처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구태를 버리지 못하는 직원이 많다. 한번 몸에 익힌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겠지만 아직도 위기를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한 때 벤처밸리에는 '철새'가 들끓었다. 철새는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지 않고 이 회사에서 저 회사로 옮겨 다니는 벤처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철새 벤처인은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는데서 비롯됐다. 철새 떼가 줄긴 했지만 없어진 것은 아니다. "회사가 망하면 어때. 다른 회사로 옮기지!", "여차하면 뜨겠다"라는 말은 여전히 벤처밸리에서 들을 수 있다. 철새근성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증거다. 물론 회사를 옮기는 것을 무조건 매도할 수는 없다. 정도의 문제일 것이다. 평생직장이 없을 뿐 아니라 직원도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다니진 않는다. 그렇다고 책임감까지 버려서는 안된다. 위기는 사장이나 임원 몇이서 헤쳐나갈 수는 없다. 전체가 하나여야 한다. 또 다시 몇몇 벤처인 때문에 전체가 '문제 있다 '는 식으로 비쳐져서는 곤란하다. 입력시간 2000/11/16 16:4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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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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