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짐 로저스

오철수(증권부 차장) csoh@sed.co.kr

[동십자각] 짐 로저스 오철수(증권부 차장) csoh@sed.co.kr 오철수(증권부 차장) 짐 로저스라는 미국의 투자가가 있다. 로저스는 헤지펀드가 막 생겨날 즈음인 지난 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업했던 인물이다. 그는 80년 퀀텀펀드를 떠난 뒤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면서 각국의 저평가된 주식 등을 발굴, 투자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로저스가 투자결정을 하면서 주안점을 뒀던 부분 중의 하나는 그 나라가 재정을 과연 제대로 쓰고 있느냐 하는 것. 설령 해외에서 돈을 빌려오더라도 사회간접시설과 같은 생산적인 곳에 예산을 쓰면 과감히 투자를 했지만 소모적인 부분에 낭비하는 나라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로저스가 지금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면 과연 투자를 할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 강화와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과거사 규명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놓고 국민들은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심각한 국론분열 양상을 빚고 있다. 각국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숨가쁜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소모적인 집안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생산적이지 못한 곳에 수 십조원의 재정을 쏟아붓는 것도 문제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초대형 국책사업을 여당은 지역 균형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의 계획대로 설령 수도이전이 이행된다 하더라도 충청권과 다른 지역간의 불균형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지역 균형개발은 수도이전과 같은 이벤트성 행사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이미 수십만의 탈북자들이 동남아 등을 떠돌고 있어서 북한 붕괴에 대한 대비는 발등의 불이 됐다. 북한이 붕괴될 경우 우리가 떠안아야 할 재정부담은 지금으로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재정이 튼튼했던 독일도 통일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통일에 대비한 재정확보는 시급한 과제다. 심각한 국론분열 속에 재정마저 흥청망청 쓰는 나라에 외국인들이 투자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지금 우리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다음 선거를 의식해 비생산적인 사업에 돈을 쓰기보다는 미래에 대비해 재정을 쌓아두는 일이다. 입력시간 : 2004-10-15 16:27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