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형부도망령」 되살아나나/금융개혁안 마찰·일부기업 자금악화설까지

◎실세금리 급등에 주가까지 폭락세로/한은법 파동 장기화땐 난기류 불가피중앙은행제도 및 금융감독기구 개편을 둘러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 등의 마찰로 금융시장에 또 대형부도사태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17일 일부 기업의 자금악화설까지 겹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자금시장불안의 여파로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주식시장이 18일 종합주가지수가 19포인트나 빠지는등 폭락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실제로 특정기업의 부도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어 금융시장은 아직 큰 동요는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계는 정부와 한은이 소모적인 싸움을 하루빨리 끝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자금사정이 좋아 금리를 끌어내리고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호기인데도 불구하고 금융당국간 마찰에 따른 불안심리가 이를 막고 오히려 부도설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시장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의 경우 지난주초 연11.38%로 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단기급락에 따른 조정을 거치면서 연11.50%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17일 시장 분위기가 급랭하면서 연11.65%로 급등했다. 일부 기업의 부도위기설이 유포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주춤해진 탓도 있지만 은행권의 지준사정이 악화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다소 경색됐기 때문이다. 18일에도 11.65%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는 그러나 회사채수익률이 다소 상승하고 있는 것은 단기급락에 따른 조정과 단기자금사정의 악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시아자동차 등 일부 기업의 자금악화설이 일시적으로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긴 것은 사실이지만 채권수익률 상승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단기자금시장은 통화당국의 신축적인 자금공급에 힘입어 안정감을 되찾아 가고 있다. 1일물 콜금리는 지난주 연10%대를 유지하다가 금주들어 은행의 지준적수 부족규모가 커지면서 다시 11%대로 들어선 후 17일에는 연11.5%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한은이 18일 역RP(환매조건부 국공채 매수)를 통해 1조원을 은행에 지원함에 따라 은행의 지준사정이 호전, 단기금리의 급등세는 일단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종금사의 한 딜러는 『통화당국이 업무공백 시비를 받지 않기 위해 예전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당분간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법 파동이 장기화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금융계 관계자들은 『정부와 한은의 마찰이 본질과 달리 감정싸움과 소모전의 양상을 빚고 있다』며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불안감이 현실화돼 금융시장에 난기류가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불안감이 가신 것은 아니다. 회사채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3개월물 기업어음(CP) 금리가 18일 11.95%로 전일에 비해 0.11%포인트 오른 것도 내재된 불안심리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간 마찰이 계속되고 금융기관들이 이에 영향을 받을 경우 부도설은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실제화될 공산이 크다. 금융계관계자들은 『시장사정은 좋은데 금융당국이 밥그릇싸움을 하는 바람에 금리를 낮출 수 있는 호기를 놓치고 있다』고 개탄했다.<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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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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