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1살짜리 소년이 軍징집 대상?

미얀마, '최악의 소년병 징집국가' 지목세계 최악의 인권침해국 중 하나로 꼽히는 미얀마(옛 버마)가 이번엔 세계 최악의 소년병 징집국가로 지목됐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15일 "내 총은 내 키만 했다: 미얀마의 소년병들"이라는 제목의 220쪽 짜리 방대한 보고서를 통해 이 나라 정부군의 20%를 차지하는 약7만명의 병력은 11세에서 18세에 이르는 소년들로 구성돼있으며 반군 조직 또한 소년병들을 마구 끌어들여 인권유린 행위에 가담시키고 있다고 폭로했다. 조 베커 HRW 아동인권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군대는 위협과 폭력을사용해 어린이들을 병사로 만들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은 거리에서 끌려가 마을 주민들에게 잔학행위를 하도록 내몰리고 가족과는 다시 만나지 못한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보고서가 공개되자 미얀마 정부는 즉각 부인에 나섰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얀마 정부는 군대의 20%가 소년병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가 어떤 근거로 작성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RW 보고서는 30여명의 현역 및 전직 소년병들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면담과 정규군 및 19개 반군 그룹의 징병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군 징집담당자들은 기차 역과 버스 정류장, 시장 등 공공장소에서 소년들을 마구 잡아들이며 입대를 거부할 경우 투옥하겠다고 위협해 끌고간 뒤 무기사용 훈련을 시키고 12살만 되면 전투에 투입해 마을 주민들을 강제노역시키고 마을을 붙태우거나 즉결처형 등 잔학행위를 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훈련 도중 탈출하려다 붙잡히는 소년병들은 극심한 구타와 처벌 끝에 사망하기도 하며 대부분은 영양부족과 구타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살에 군대에 끌려온 탄 아웅은 "내 친구 중 가장 어린 아이는 11살인데 늘 배가 고파 울다가 경비병에게 얻어맞는다. 막사에는 쥐와 개미가 우글거리고 땅바닥에 구덩이를 판 것이 화장실이다. 우리 부대에서만 두세명의 소년이 죽었다"고 증언했다. 16살에 징집된 살랭 토 아웅은 도망치다가 붙잡힌 동료 소년병이 30분간 몽둥이로 머리와 등을 구타당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그 뒤 1주일간 족쇄에 채워진채 방치돼 있다가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숨졌다고 말했다. 한 13세의 소년병은 소속 부대가 여자와 어린이 등 15명의 주민들을 붙잡은 뒤여자들은 현장에서 사살하고 아기들은 바위에 내던져 죽였다면서 이 모든 일이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HRW 보고서는 미얀마 최대 반군인 통일와주(州)군이 반군중 가장 많은 소년병을보유하고 있으며 카친독립군 역시 소녀들을 비롯해 많은 어린이들을 징집했다고 폭로했다. 샨주(州)군과 카렌민족해방군, 카렌군 등은 공식적으로는 18세 미만 소년병의 징집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적극적인 입대의사를 가진 지원병은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 88년 군사평의회가 선거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국가민족동맹소속원 대부분을 투옥한 데 이어 미얀마 군은 규모가 2배로 늘어난 35만명의 병력을보유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가장 유명한 소년병은 지난 해 카렌족 반군 `신의 군대' 지도자로추앙받다 태국으로 망명한 쌍둥이 형제 루터 투와 조니 투(12)인데 이들은 어머니와만나자 울면서 자신들이 총알도 지뢰도 비켜갈 수 있는 신통력을 지녔다는 일부 추종자의 소문을 부인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소년병 징집 반대연맹의 지난해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41개국에서 약30만명의 소년병이 전투에 투입되고 있으며 이중 12만명은 아프리카의 최전선에서 총알받이가 되거나 지뢰제거, 첩자, 짐꾼, 성노예 등으로 학대당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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