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3G서비스 기대이하

전송속도 모뎀보다 약간 빠른 수준 불과유럽 제3 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느릴 것으로 보여 서비스의 질(質)적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유럽 제3 세대 이동통신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들은 자사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당 64~144 킬로바이트 정도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전화선(초당 54 킬로바이트)을 통한 데이터 전송 속도보다 약간 빠른 편이지만 이동통신 업체들이 당초 약속한 전송 속도인 2 메가바이트에 비해서는 불과 20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무선통신에 음성 데이터를 끼워 넣는 GPRS 서비스도 전송 속도가 20~40 킬로바이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도의 전송 속도로는 당초 이동통신 업체들이 약속한 영화 등 동영상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비스 부실은 곧바로 이용자 수의 격감으로 이어져 서비스가 더욱 부실해 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공산도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유럽의 통신기술을 채택할 예정인 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따른 후유증을 예상, 자체 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과 한국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곤 제3 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실시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제3 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전송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느려진 것은 무엇보다 천문학적 라이센스 비용 지출에 따른 기술개발 부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유럽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라이센스 비용으로 약 1,000억 달러 가까이 지출, 상대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할 자금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이들 이동통신 업체들의 최근 주가와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 물론 일부 이동통신 업체들은 전송 속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제3 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무선통신 서비스인 왑(WAP)의 초당 9.6 킬로바이트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큰 불편함을 겪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럽 이동통신 업체들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전송 속도의 개선이 없는 한 서비스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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