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종시행 젊은 공무원들 "가족과 함께"

어린이집·학교 잘 갖춰져있고 유해시설도 없어 양육환경 쾌적

배우자·자녀와 다함께 이주 늘어

국토교통부 소속의 30대 사무관 박모씨는 아내·자녀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세종시로 이주했다. 서울에 있는 자가는 전세로 내놓고 세종청사 인근의 새 아파트 전세를 얻었다. 당시 30평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원 안팎이었기 때문에 서울의 20평형대 자가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돈에서 1억원 이상이 남아 여유자금으로 굴리고 있다. 청사 내에만 6개의 어린이집이 있는데다 모든 초등학교가 걸어서 5~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학령기 이전 자녀의 교육 문제는 아직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중앙부처의 2단계 세종시 이전이 마무리된 지 100여일이 지난 가운데 세종시 관가에 젊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주거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초등생 이하 자녀를 둔 30~40대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 복잡한 도심과 서울의 치솟는 주거 비용을 피해 가족 모두 세종시 이전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육과 생활 환경 등을 고려해 '나홀로 부임'이나 출퇴근을 선호하던 1차 이전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입주 100일째'를 맞이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4일 "어린아이 한둘을 키우는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 이전 열풍이 불면서 부처 젊은 공무원들의 30~40%는 이미 세종시권으로 이사를 마무리한 듯싶다"며 "올해 말까지는 젊은 공무원들의 이주가 마무리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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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주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최근 세종시 내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근린생활 시설이 한결 개선되면서 세종시가 '삶의 터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주한 한 30대 교육부 공무원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쾌적하고 녹지가 많아 아이들을 양육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또 서울에서처럼 퇴근을 할 때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 '저녁이 있는 삶'까지 덤으로 얻어 세종시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내에 청소년 유해시설이 전무한데다 호수공원과 녹지시설 등이 풍성해 청정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점도 인기를 높이는 비결이다. 실제 청사 인근에서는 아침 시간 어린이집에 들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출근하는 공무원들과 저녁 무렵 청사 앞 놀이터에서 아빠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매우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폭등하는 등 수도권 주거 비용이 치솟으면서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공무원들의 세종시 이전을 재촉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도 여유로운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모하면서 대전 등으로 흩어졌던 공무원들의 '세종시 유턴'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당장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세종시에서는 총 1,900여세대의 아파트 단지 입주가 줄줄이 개시되는 등 아파트 입주도 본격화 단계다.

국무총리실 인근 중개업체인 세종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수도권 전세가격이 폭등하면서 아파트의 문의와 거래가 급증했고 최근에는 은퇴 이후 여유로운 전원 생활을 꿈꾸던 50~60대들의 수요도 세종시 이주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고 학교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세종시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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