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증권사 1인당 생산성 외국계의 8분의1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들에 비해 직원 1인당 생산성이 8분의1 수준에 머무는 등 경영 효율성 면에서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0개 국내 증권사들의 2005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영업이익은 2조8천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직원은 2만9천685명으로 1인당 9천688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셈이다. 이에 비해 14개 외국 증권사 국내 지점들의 영업이익은 7천46억원이지만, 이를 임직원 수 877명으로 나눈 1인당 영업이익은 8억350만원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8.3배에 달했다. 또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수익(순매출액)과 순이익은 14조3천360억원과 3조1천741억원으로 이를 1인당으로 계산하면 각각 4억8천294만원과 1억693만원이다. 반면 외국계는 영업수익 2조1천853억원, 순이익 5천406억원, 1인당으로는 24억9천189만원과 6억1천646만원으로 각각 국내 증권사의 5.2배와 5.8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직원들의 급여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국내 증권사가 4조3천690억원, 1인당 1억4천718만원으로 집계됐으나, 외국계는 3천671억원, 1인당 4억1천861만원으로 국내 증권사의 2.8배의 판관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실적이 부진했던 2004회계연도 1인당 영업이익 격차가 29.6배까지 벌어졌던 데 비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 차이는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1인당 영업수익 격차는 3.7배였으나 1인당 순이익 격차는 253배에 달했다. 이는 결국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보다 많은 노동력을 투여하고도 거둬들이는 이익은 훨씬 적다는 뜻으로, 경영 효율성 면에서 외국계 증권사와 좁혀야 할 격차가 여전히 상당히 큰 상태임을 의미한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생산성이 이처럼 높은 것은 국내 증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과당 출혈 경쟁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외국계가 본사의 자금력과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형 인수.합병(M&A)나 기업금융과 같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생산성 제고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증권사는 수는 작아도 한 곳에서 커버하는 해외 고객 수가 훨씬 많은 데다 특히 IB 부문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외국계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증권사들을 대형화, 전문화함으로써 대외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는데 자본시장통합법 도입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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