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지수가 전고점 돌파에 실패하자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에 치중했고 이것이 ‘베이시스 악화→프로그램 차익매도’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현 매수차익잔액 수준을 고려했을 때 차익거래는 순매수 여력이 높지만 지수가 지금처럼 박스권 하단에 머물 경우 추가로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수 반등으로 베이시스가 급속도로 회복될 경우 대규모 차익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주식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ㆍ비차익 모두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5,308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에 나온 물량(4,253억원)까지 합하면 이틀간 총 9,561억원이 쏟아졌다. 선물과 현물 간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현물주식에 대한 차익매도세를 자극했다. 이날 베이시스는 외국인의 강한 선물매도로 -0.71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장중 한때는 -1.0 밑으로까지 내려앉을 정도로 가파른 선물 저평가 국면이 나타났다.
윤선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만기일 이후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차익거래에서 대규모 순매수가 나타났지만 이번 6월 만기일 이후에는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실망성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익거래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 순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프로그램 차익매수잔액은 어느덧 전고점 수준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수차익잔액은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조2,112억원(13일 기준)으로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고려할 때 차익거래에서 유입될 수 있는 물량이 많게는 4조원, 적게는 2조원가량이 된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차익거래에서 순매수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지수반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수가 반등해야 외국인 선물매도가 잠잠해지고 이것이 베이시스 개선을 이끌어 차익매수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 내 매수주체가 실종된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매도에 치중하자 예상보다 많은 차익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며 “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면 추가상승 기대감에 불을 지피면서 차익매수세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