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2차 세무조사 결과 '탈세 백태' 한정식집 운영하며 18억 탈루…해외여행 106번·100억 땅투기가공계상액 법인통장서 현금빼내 개인통장 입금현금결제 유도후 종업원명의 계좌로 빼돌리기도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관련기사 '세무 사각지대' 로펌도 세무조사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 국세청이 2차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자 상당수는 탈루 소득을 갖고 호화사치 해외관광을 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불건전한 소비생활을 하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무 검증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3차 조사에서는 로펌과 대형 약국, 집단상가, 전자상거래 등 이른바 ‘세정 사각지대’로 불려왔던 곳을 집중 타깃으로 설정했다. ◇세금 빼돌려 5년간 106회 해외여행=서울에서 한식집을 하는 이모(40)씨. 그는 24억원의 소득 중 신용카드 매출만 세무서에 신고하고 현금 매출분 18억원은 신고하지 않았다. 현금 매출분을 부인 명의의 별도 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 더욱 가관인 것은 씀씀이였다. 이씨는 탈루 소득으로 최근 5년 동안 106회에 걸쳐 해외관광을 다녔다. 부동산 투기에도 적극 나섰다. 식당 인근 토지와 건물을 사들이는 등 100억원(기준시가)이 넘는 투기로 재산을 늘렸다. 결국 국세청은 탈루 소득 18억원에 대해 소득세 등으로 10억원을 물렸다. 사우나와 모텔을 운영하는 이모(58)씨는 세무조사를 대비해 수입금액의 기초자료 등 과세 증거를 모두 없앴다. 국세청은 사우나는 수도 사용량으로, 모텔은 침대시트와 타월 등 1일 세탁물 소요량을 기준으로 수입금액을 정밀 분석했다. 이씨는 매출누락 10억원을 적발당했고 소득세 등으로 4억원을 추징받았다. 그는 탈루 소득으로 3~4년 동안 28회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니고 2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건설사 대표 김모(44)씨는 원자재와 노무비 등 23억원을 가공으로 계상하고 법인통장에서 23억원을 현금으로 인출, 개인통장에 입금하는 등의 수법으로 소득을 빼돌렸다. 건설업체의 주식을 주주들이 양도ㆍ양수하는 과정에서 시가에 미달하는 가격으로 저가 양도하거나 실거래가액보다 과소 신고하는 방법으로 소득 53억원을 탈루했다. 탈세에 맛이 들어 있던 셈. 국세청은 탈루한 76억원에 법인세 22억원을 물리고 증여세 등으로 10억원을 부과했다. 종업원을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예식장을 운영하는 사업자 박모(58)씨는 고객의 예식장 및 부대시설 이용료를 현금으로 결제하면 10% 할인해준다며 현금결제를 유도, 현금 수입금액 15억원을 종업원명의 별도 은행계좌에 입금한 후 사주 개인통장에 송금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하다가 17억원을 추징당했다. ◇3차 조사, 로펌에 칼날 겨눴다=오대식 조사국장은 “앞으로는 일반 사업자라도 지능적으로 탈세행위를 한 때는 예외 없이 조세범처벌법을 적용, 추징은 물론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3차 조사 대상은 고액 탈세혐의가 짙은 전문직ㆍ자영업자 362명으로 정했다. ▦기업자금을 유용하거나 탈세 자금으로 부를 축적한 고의적 고액 탈세혐의자 99명 ▦변호사·세무사ㆍ회계사·법무사ㆍ변리사·관세사·건축사 등 전문직 77명 ▦대형 약국을 비롯해 종합병원, 피부과ㆍ안과ㆍ성형외과ㆍ산부인과ㆍ치과ㆍ한의원 등 의료서비스업종 94명 ▦용산전자상가나 구로디지털단지 등의 집단상가와 전자상거래 등의 업종 92명이 포함됐다. 3차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로펌. 일부 중대형 로펌도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펌들은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세제실 인맥들을 꾸준히 영입하면서 세정의 칼날에서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로펌이 환란 이후 외국계 금융기관 등의 국내 부동산 및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자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금융거래 추적 등을 통해 부정적인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국세청은 3차 조사 후 연내 4차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영기 조사2과장은 “피부관리실 등 신종 호황업종을 대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16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