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슈퍼잡초' 기승… 몬산토 '흔들'

내성 갖춘 잡초들 잇달아 등장<br>경쟁사들 독성 강한 농약 선봬

미국 농업회사 몬산토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잇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7일 "몬산토가 제초제 '라운드업'을 내세워 미국 제초제 시장을 좌우했으나 최근 '라운드업'에 내성을 갖춘 잡초들이 기승을 부리자 경쟁업체들이 구식 농약을 내세워 몬산토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몬산토의 라운드업에도 끄덕없는 잡초는 최소한 9개종에 달한다. 몬산토는 1990년대부터 제초제(라운드업)와 이에 대한 내성을 갖춘 유전자변형 콩ㆍ옥수수 품종(라운드업 레디)을 함께 생산ㆍ판매하며 미국 농업시장을 장악해왔다. 미국 농민들은 비용절감 및 생산력 제고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들 제품을 선호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몬산토의 라운드업 레디를 통해 콩은 90%, 옥수수는 80%를 생산한다. 하지만 돼지풀, 말풀 등 '라운드업'에 내성을 갖춘 이른바 '슈퍼잡초'들이 최근 미 남부와 중남부 지역들을 휩쓸게 되자 몬산토의 시장 지배력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옥수수나 콩을 심는 미국 농가의 40%가 올해 중반까지 슈퍼잡초 때문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독성이 매우 높은 구식농약에 다시 의존하기 시작했다. 다우케미털, 뒤퐁, 바이엘, 바스프 등 경쟁관계인 농화학회사들은 이를 겨냥해 수백억달러를 투자, 구식농약에 견딜 수 있는 유전자변형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몬산토가 써먹은 제초제-농산물 품종 동시 판매전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존 자케타 미 잡초연구학회(WSSA) 회장은 "농화학회사들은 엄청난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미 종자시장의 변화는 몬산토의 독점구도를 깨뜨리는 효과가 있지만 업체들이 지나친 경쟁을 벌이는 탓에 비용이 소비자(농민)들에게 전가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미국 농민들은 슈퍼잡초 제거를 위해 노동집약적 수작업에 의존하기 보다는 상당한 비용을 들여 독성이 강한 제초제와 여기에 대한 내성을 갖춘 종자를 구입하고 있다. 상당수 미국 남부의 농가들의 경우 잡초제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수년 전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났으며, 이 비용은 고스란히 업체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미 아칸소주(州)에서 면화와 콩을 재배하는 론 홀트하우스는 "비용이 너무 증가해 앞으로 대형농장을 운영하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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