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정상회담] 현대 어떤 역할했나

「현대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재계는 10일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발표되자 현대그룹이 어떤 형태로든 막후역할을 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향후 펼쳐질「경협 특수」의 최대 수혜자가 남북경협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현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현대의 대북협상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에 부러움을 보이면서도 일면에서 현대가 수행했을 「모종의 역할」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 역할에 따라 「수혜 보따리」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현대그룹의 경영권분쟁 직전에 정몽헌(鄭夢憲) 회장과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 등이 중국 베이징에서 송호경 조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 추진과정에서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과 협상테이블에 동석했던 인물. 그는 현대가 추진해온 남북경협사업의 북한측 파트너였으며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열린 통일농구경기대회에 북한측 대표단장을 맡았었다. 이같은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지난 3월1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베를린선언 당시, 정부 고위당국자의 「현대 채널」을 확인해준 발언. 이 관계자는 베를린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정부가 3개의 비선(秘線)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현대 채널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현대는 경영권분쟁으로 인한 후유증이 가라앉기도 전인 지난 5일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등이 다시 일본을 방문했는데 박지원 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하던 때와 묘하게 일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지 이번 합의에 현대가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 대북 지원을 약속한 분야에서 현대가 우선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7:26

관련기사



문주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