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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野도… 진 與도… '박원순 후유증'
입력2011.10.27 18:02:25
수정
2011.10.27 18:02:25
한나라, 지도부-소장파 내홍… 민주도 당쇄신 목소리 봇물<br>한미FTA 비준 등 현안 산적… 혼돈 상황 수습 머리 맞대야
10ㆍ26 재보궐선거 후폭풍에 정치권이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지도부와 소장파 간 해석차이로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청와대도 인적쇄신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흔들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의 진로를 놓고 고민에 휩싸인 가운데 야권통합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처리,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정치권이 빨리 혼돈상황을 수습하고 현안해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진 한나라당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도부와 소장파는 선거 결과 해석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7일 “서울시장을 졌고 전국 기초단체장 8곳을 다 이겼으니 엄밀히 따지면 무승부 게임”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전날 개표 결과 직후에도 “(이번 선거는) 진 것도 이긴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당내 소장파는 안이한 현실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서울은 졌으나 다른 곳은 모두 이겼다? ‘셧 더 마우스(Shut the mouth)’. 아내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는 말이 새삼 절실한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총선에서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게 된 서울지역 의원들도 당 쇄신 목소리를 높일 태세여서 자칫 당이 내전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책임론이 거론되는 청와대 역시 사정은 여의치 않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포함한 인적쇄신과 조기개편설이 나오는 등 선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젊은 세대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에서도 선거 후유증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야권도 10년 만에 서울시장을 되찾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편치 않다. 특히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 자당 후보를 내지 못한데다 후보를 배출했던 기초단체장 선거는 호남을 제외하고 전패해 충격이 만만찮다. 야권 단일후보의 위력을 확인했지만 민주당 자력으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효석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당의 모든 것을 바꾸는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낡은 정당의 모습을 과감히 털어내고 시대가 요구하는 정당의 모습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원외위원장 모임인 혁신과 통합을 위한 새정치모임도 성명을 통해 “혁신과 변화라는 국민들의 명령을 수용해 당 간판을 빼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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