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차 나들이] 기아차 '로체 이노베이션'

연비절약 '경제 운전시스템' 장착<br>부드러운 핸들링에 역동성 자랑


성질 급한 한국인이라면 태생적으로 급발진ㆍ급가속ㆍ급정지 등 나쁜 운전습관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운전습관을 고쳐서 자동차 연료비를 줄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기아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 ‘로체 이노베이션’의 ‘에코드라이빙시스템(경제운전안전시스템)’ 효과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 20~21일 이틀간 제주시에서 가진 기아자동차 로체 이노베이션 시승 행사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테스트는 15㎞ 구간의 도로 시승과 애월읍 유수암리 제주경마공원 주차장 내 특별 코스에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간의 비교 시승으로 진행됐다. 먼저 제주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 1시간가량의 자유시승이 진행됐다. 오르막을 오를 때 가속 페달을 밟자 이내 적색 경고신호가 운전자의 심리를 압박했다. RPM을 서서히 올리며 비탈길을 내려갈 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관성으로만 차를 가게 하는 퓨얼 컷 상태에 놓이자 녹색신호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까다로운’ 에코시스템 때문에 시선이 분산돼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주행에 익숙해지고 제주 해안을 구비구비 돌아 경마공원을 향하고 있을 때는 램프를 보지 않고도 관성적으로 경제적 연비로 주행하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적신호가, 또는 청신호가 들어오는지에 대한 학습 효과는 대단했다. 김부식 기아자동차 상품부장은 “에코시스템으로 연비를 최고 2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최고연비 13.8㎞/ℓ로 계산했을 때 1년이면 최고 276만1,942원이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로체 이노베이션은 2005년 11월 로체 출시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새 모델. 18개월 동안 70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영입된 디자인 총괄 담당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첫 작품이라 더 화제가 됐다. 호랑이의 코와 입 모양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 기아차의 패밀리룩이 처음 적용된 기아의 야심작은 형 ‘로체’보다 몸집을 더 키웠고 후미등에도 발광다이오드(LED)조명을 달아 세련된 뒤태를 완성시켰다. 기아차 측은 ‘형’보다 출중한 ‘동생’에 대한 자신감이 무척이나 컸다. 로체 이노베이션 LEX 10대를 동원해 일본의 대표 브랜드들과 겨뤄볼 것을 과감히 주문했다. 상대는 1982년 첫선을 보인 후 세계 100개국에서 1,000만대 이상이 팔린 캠리와 1976년 출시 이해 160개국에서 1,600만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올린 어코드.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션은 어코드 2.4, 캠리 2.4와 비교해 엔진 성능과 제원이 거의 동급”이라며 “비교시승을 통해 핸들링과 급제동 커브 등 주행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자신했다. 슬라럼 코스에서 로체 이노베이션은 안정된 승차감과 부드럽게 꽂히는 핸들링을 과시했다. 위급 상황시 흔히 일어나는 급격한 방향 전환 테스트에서도 캠리나 도요타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신속하고 강하게 반응했다. 가속 후 급제동시에도 쏠림 현상 없이 곧잘 멈춰 섰다. 캠리와는 비슷하게, 무거운 느낌의 어코드보다는 좀더 재빨랐다. 세 차종을 운동 성능만으로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월드베스트셀링카 대열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로체 이노베이션에 대한 기아차의 자신감이 물씬 묻어났다. 특히나 역동적이면서 정밀한 핸들링은 로체 이노베이션의 업그레이드된 장점으로 꼽혔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칼날 같은 핸들링은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차가 민첩하게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제는 수입차와 견줄 수 있는 기술과 품질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