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바둑 '세계최강 고수'

한국은 과연 세계 바둑 최강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인가. 한·중·일 3국의 정상 각축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세계 바둑의 판세를 결정지을 메이저급 국제기전들이 ‘잔인한 계절’4월에 잇따라 개최된다. ‘현대바둑의 종주국’일본이 주최하는 제13회 후지쓰(富士通)배 세계선수권대회가 내달 7일 도쿄(東京)에서 막을 올리는 데 이어 4년마다 한번씩 대만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둑 올림픽’잉씨(應氏)배와 한국 정상급 기사들에게 초반 탈락의 수모를 안긴 제2회 중국 춘란배 준준결승전이 4월말 착점을 한다. 지난 해 개최된 4대 국제기전(제4회 삼성화재배, 제3회 LG배세계기왕전, 제1회 춘란배, 제12회 후지쓰배)을 싹쓸이, 사실상 세계 바둑을 평정한 한국이 올해에도 황제국의 자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주최국의 ‘텃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3대 기전의 세력판도 와 패권의 향방을 분석해본다.제13회 일본 후지쓰배 세계선수권대회 후지쓰배는 1988년 당시 종주국을 자처하던 일본 바둑계가 대만의 잉씨배 태동을 감지하고 창설을 서둘러 한 달 차이로 가장 먼저 시작된 국제기전. 일본 8명을 비롯해 한국 중국 각 6명, 대만, 유럽, 북미, 남미 각 1명 등 총 24명의 기사가 출전하는 올해 13회 대회는 4월 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회전(8일), 2회전(10일)에 이어 8월말까지 계속된다. 한국은 지난 대회 우승자 유창혁 9단과 이창호 9단이 시드를 받아 2회전에 출전하는 것을 비롯해 조훈현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 최명훈 7단, 목진석 5단 등 최강의 멤버가 나선다. 올초 국수위를 쟁취한 루이 9단과 패왕 조 9단은 타이틀 보유자로, 최 7단과 목 5단은 지난해 성적 상위자로 선발됐다. 일본은 지난 대회 3위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 9단과 조치훈 조선진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 9단 등으로 배수에 진을 쳤다. 중국은 지난 해 준우승자 마샤오춘(馬曉春) 9단과 창하오(常昊) 9단이 시드를 받았으며 위빈(兪斌) 9단 등이 1회전에 출전한다. 바둑전문가들은 최근들어 한국 바둑 ‘3인방’의 난조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중국과 일본은 최정예기사들을 중심으로 기력이 급상승하고 있어 한국의 수성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2,000만엔(약 2억원). 제2회 춘란배 세계선수권대회 28일부터 8강전을 시작하는 제2회 춘란배(총 규모 100만 달러, 우승상금 15만 달러)는 주최국 중국의 거센 돌풍이 예상되는 대회. 한국은 지난 해 12월말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1회전에서 1회 대회 우승자 조훈현 9단 1명만이 2회전에 올랐을 뿐 이창호 유창혁 서봉수 9단, 최명훈 7단, 김승준 6단 등 초특급 전사들이 무더기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중국은 이창호를 꺾은 마샤오춘과 창하오를 위시해 8강전에 모두 5명이 진출하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제1회 농심신라면배에서 조훈현과 유창혁을 연파한 창하호의 기세가 어느 때보다도 등등하다. 한국의 유일한 희망인 조 9단은 최명훈을 꺾고 올라온 중국신예 콩지에(孔杰) 5단과 8강전에서 격돌하는 데 최근의 성적부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고전이 예상된다. 제4회 잉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4년만에 막을 올리는 잉씨배는 총 규모 100만 달러, 우승상금 40만 달러로 현존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기전. 일반 기전과 달리 백에게 7집반에 해당하는 8점(집수에 반상위의 바둑돌 수를 합산)의 덤을 부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각 국의 진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은 제3회 대회 우승자 유창혁 9단을 비롯하여 이창호 조훈현 서봉수 양재호 9단, 최명훈 7단이 출전,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다른 기전의 2배에 해당하는 우승상금에다 4년에 한 번만 돌아오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출전선수들마다 전력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변형섭기자입력시간 2000/03/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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